윤대희 전 청와대 경제수석


한국경제개발 성공사례 개도국 전수 활동
"전통 제조업-IT 접목·고급인력 육성 시급"
시, 경제구역 정부협력 적극 유도 주문도



 

   
 

인천 출신 석학(碩學)으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경륜에서 묻어나오는 통찰력과 예지력은 인천의 미래 비전을 설계하는 데 나침반이 돼 준다. 평범한 일반시민들에게도 삶의 방향성을 일깨워주는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윤대희(62) 박사.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거쳐 국무조정실장에 올라 인천시민 가운데 최초의 행정가 출신 장관이 됐다. 33년 간의 공직을 마친 후 모교 발전을 위해 인천중·제물포고 총동창회장을 맡았고 지금도 경원대 석좌교수,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 등으로 왕성하게 활약 중이다.

지금 그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직함은 'KSP(Knowledge Sharing Program) 대표단장'이란 다소 생경한 명칭.
KSP는 한국개발원과 기획재정부가 개발도상국에 대한민국의 경제개발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한국식 원조 모델'이다.

그는 2009년부터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라오스, 가나 등 아시아·아프리카 각국을 누비며 한국 정부를 대표해 한국의 경제개발 성공사례를 알려주고 해당 국가의 경제개발을 자문해주는 전도사 역할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과거 선진국으로부터 원조를 받던 수원국(受援國)에서 원조를 베푸는 공여국(供與國)으로 위상이 바뀐 지구상의 유일한 국가인 한국을 대표해 뛰는 하루하루가 보람감으로 충만합니다."
 

   
 


그는 "개발도상국 정부 파트너들과 만나면 한국경제의 성공 뿐 아니라 실패 경험도 솔직히 전달해 반면교사로 삼도록 하고 있다"며 "이런 모습이 해당 국가에 인상적인 모습을 남겨 신뢰감을 심어주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21세기 한국의 좌표는 어디를 향해야 할까.

"제가 공직에 입문하던 1975년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600달러에 불과했지만 20여 년만인 2006년 2만 달러 시대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죠. 뛰어난 인적자원과 지식에 기반한 경제발전을 추구한 결과였습니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지식사회에 조응해 전 국민의 직업능력 향상만이 한국의 밝은 미래를 기약할 것입니다."
전통제조업을 IT와 접목시켜 새롭게 혁신하는 산업체계와 함께 고급인력 육성이 시급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2002년 재경부 국민생활국장 시절 처음으로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 마련을 주도했던 그는 "저출산·고령화·양극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선 미국처럼 선진 유통체계를 도입하는 등 서비스업종의 선진화를 통해 고용창출과 소득증대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안함 침몰, 연평도 피격 등으로 인천이 남북 긴장지대로 떠오른 가운데 안보에 대해서도 명쾌한 처방책을 내놨다.

"국가안보는 군대만으로 지켜지는 게 아닙니다. 훌륭한 외국기업 1곳을 유치하는 것이 주한미군 1개 사단이 주둔하는 것보다 가치있는 안보전략이죠."

 

   
▲ 윤대희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훌륭한 외국기업 1곳을 우리나라에 유치하는 것이 주한미군 1개 사단이 주둔하는 것보다 가치있는 안보전략"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영권기자 pyk@itimes.co.kr

인천은 어떤 발전 전략을 추구해야 할까.

포용과 개방의 도시 인천은 중국 5대 경제권은 물론 수도권광역경제권의 핵심이란 지정학적 강점을 살려 선택과 집중의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송도·청라·영종 3개 경제자유구역이 첫걸음을 뗀 만큼 인천시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정부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2005년 당시 정부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특별자치단체로 전환해 인천 3개 경제자유구역을 정부의 역점 지원대상으로 삼으려던 계획이 인천지역의 거센 반발로 무산된 게 "인천이 새롭게 도약할 호기를 놓친 것이어서 지금도 가슴 아프다"고 토로했다.

그는 "포근하고 아름다운 고향 인천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몸과 마음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윤관옥기자 okyun@itimes.co.kr




● 윤대희는 이런 사람

-인천시 남구 숭의동 115 출생(1949년)
-인천숭의초교 졸업(1961년)
-인천중학교 졸업(1965년)
-제물포고교 졸업(1968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1973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수료(1980년)
-미국 캔사스대 대학원 졸업(경제학석사, 1982년)
-경희대 대학원 졸업(경제학박사, 2005년)

-17회 행정고시 합격(1975년)
-경제기획원 종합기획과·투자심사과(1977~1986년)
-재정경제원 교육예산과장·재정계획 과장·총무과장(1994~1996년)
-주 제네바 대표부 재경관(1998~2001년)
-재정경제부 국민생활국장·기획관리 실장·정책홍보관리실장(2002~2005년)
-청와대 경제비서관(2005년)
-청와대 경제수석(2006년)
-국무조정실장(장관급, 2007년)
-경원대 석좌교수(2008~2011년 현재)
-인천중·제물포고 제31대 총동창 회장(2009~2010년)

-녹조근정훈장 수훈(1995년)
-홍조근정훈장 수훈(2010년)




● 공무원 윤대희가 봐 온 역대 대통령 촌평

- 박정희 대통령 : 산업화의 역군
- 전두환 대통령 : 물가안정 주역
- 노태우 대통령 : 북방정책의 기수
- 김영삼 대통령 : 금융실명제, 문민체제 확립
- 김대중 대통령 : 외환위기 극복, 남북평화 구축
- 노무현 대통령 : 공명선거 정착, 권위주의 타파
- 이명박 대통령 : 선진사회 지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