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호 정치부장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의 분통이 미처 아물지 않은 현 시점에 북한과의 평화교류를 논의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북한이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사건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오면 남북간에 평화적인 무드 조성도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국제관계에선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듯이 시간이 흐르면서 남북관계도 결국 강물처럼 풀릴 것이다. 부정적인 결과나 사고를 미리 대비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는 남북관계가 긍정적으로 개선되었을 때 해야할 일을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도시'인 인천시가 2013년에 주최하는 제94회 전국 체전에 북한 선수단의 참가를 추진 중인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나아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의 공동 개최와 남북 단일팀 구성을 추진 중인 것은 더욱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인천시는 지난 주 중국 윈난성(雲南省) 쿤밍시(昆明市) 홍타 스포츠센터에서 '2011인천평화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공동 주관했다.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와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컵 대회에 참가한 북한의 '4·25 체육단' 관계자들과의 접촉을 통해 오는 2013년 인천전국체전에 북한 선수단의 참가 가능성을 타진한 결과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고 밝혔다.
북한의 '4·25 체육단'은 조선 인민군 소속으로 북한 스포츠계에 최대 영향력을 발휘하는 단체로 알려져 있다. 책임자는 북한의 현역 장군이 맡고 있다. 인천시는 "이처럼 북한과의 스포츠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지난 2006년부터 4·25체육단과 인천 유나이티드가 수 차례에 걸친 친선 경기를 통해 신뢰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인천시는 2006년 이후 중국 쿤밍의 홍타스포츠센터를 남북축구 교류의 장으로 활용해 왔다. 재선을 지낸 안상수(한나라당) 전 인천시장이 노무현 대통령(2003년 2월~2008년 2월)과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2008년 2월~)에 걸쳐 남북축구 교류에 앞장서 온 것이다.
선거를 거쳐 인천시장은 지난해 7월부터 민주당의 송영길 시장으로 바뀌었다. 송 시장은 '평화통일론'을 주창한 죽산 조봉암(1898~1959)의 기념사업을 벌이는 등 평화통일 문제에 있어서 가장 선도적인 도시, 인천을 표방해 왔다.
이 때문에 송 시장은 남북 스포츠교류에 큰 행정 비중을 두고 인천컵대회 등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알려진 대로 송영길 시장의 시정운영 방향의 두 축은 '경제수도 건설'과 '남북평화도시 구축'이다. 송 시장은 연평도 포격으로 국민 감정이 격했던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에도 "남북평화지대를 설치해, 이 땅에서 연평사태와 같은 전쟁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과감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지난 주 홍타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만난 북한 유소년 축구선수들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열심히 축구 실력을 연마하라"며 따뜻한 민족애와 통일염원으로 격려했다고 참가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이처럼 인천의 축구계가 2013, 2014년 남북 스포츠 교류 등으로 환희에 차 있는 것과는 정반대로 최근 인천유나이티드에는 정치인 '자리 나눠먹기'와 사장 교체설이 난무, "스포츠가 정치 논리에 이용 당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와 '옥에 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