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처럼 추운 겨울에는 아파트에 산다는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가스 비만 덜 아끼면 춥지 않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는 아파트가 재산 증식의 수단이 되었으나 지금은 남아 돌아 소유하기 보다는 전·월세로 이용하려는 주거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10여 년 아파트에 살면서 좋은 이웃을 만나서 불만 없이 살아왔다. 서로 도우며 가까이 지낸 분도 있다. 서로 교제가 없더라도 서로 해를 입히지 않고 지내 온 분도 있다. 그 정도면 좋은 이웃에 해당한다.
흔히 좋은 아파트에 산다면 비싼 아파트, 경관 좋은 아파트, 해가 잘 드는 남향 아파트, 이름 있는 회사가 지은 아파트 등을 들 것이다. 그러나 좋은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를 최고로 꼽고 싶다.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이웃을 배려하고 이웃에게 피해를 안 주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텔레비전을 보면 층간소음문제로, 또는 험하게 살아서 시비가 벌어지고 싸우고 살인사건이 나기도 한다. 이사 가는 경우도 있다. 지금은 도처에 아파트들이 있다. 겉모습은 조용해 보이지만 사람 사는 곳이라 사건들이 벌어진다.
옛날에 지은 아파트들은 벽과 바닥이 두껍지 않아서 이웃을 생각하고 조심하지 않으면 살기가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골프연습기, 운동기구 등을 사용해 말썽이 나기도 하고, 아이들이 뛰는 소리 때문에 싸우기도 한다.
"우리 집 아이가 어렸을 때 하도 시끄럽게 뛰어다녀서 아래층 아파트에서 두 집이나 이사를 간 적이 있다"라는 여자를 만난 일이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25층에 사는 아주머니를 만나 꼭대기 층은 조용하냐고 물었다.
"부천 중동에 살 때 하도 소음으로 혼이 나서 제일 높은 층으로 샀어요."
하지만 아래층에 누가 새로 이사 왔는데 시끄럽단다.
누구도 교통사고를 예상 못하듯 남의 일 같던 일들이 나에게도 올 수가 있다. 필자도 아이가 뛰고 거칠게 사는 이웃을 만나게 됐다. 이사 가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실감이 난다
관리소장을 만났더니 소장은 "어려우시겠어요. 그러니 이웃 잘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해요"라고 위로한다.
이웃 간에 소음문제로 다투고 싸우고, 이사 가는 집들이 더러 있단다.
"관리소에서도 단속권이 없어요. 이웃 간에 해결이 안 되는 일을 관리소장이라고 해결할 수 있겠어요. 단지 민원이 들어왔으니 그쪽에 사정을 이야기는 하겠어요"라며 어려움을 토로한다.
공공주택 관리규약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에 앞서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이 우선되야 할 것이다.

/한돈희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