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없는 우수학교 인천 가좌고등학교




인천 가좌고등학교(교장 박재빈·인천 서구 해망재 2로 13)는 지난해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으로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최우수 학교로 선정됐다. 가좌고의 수업은 학생 학력 수준별 이동수업은 물론이고 교사와 학생이 함께 하는 '학습동아리', 비교과 과목 실기수업 등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을 여지도 없이 '촘촘하게' 짜여져 있다. 수업비로 1만8천원에서 3만원만 내면 학원 수업을 학교에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 한 학생이 가좌고등학교의 방과 후 교육을 통해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다.


▲ 사교육 멀리하고 공교육 힘쓴다

인천 가좌고는 지난 2009년부터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사교육 없는 학교'를 중심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교육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교육실태에서 어려운 가정 형편에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황범주 가좌고 교감은 "서구지역에는 경제적으로 힘든 학생들이 많다"며 "지난 2009년 부임해서 처음 한 일이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먼저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을 전담하는 '학력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센터는 학생에게 강좌 신청을 받고, 강좌 운영 및 홍보를 전담하고 있다. 학교과 학생 학력에 맞는 강좌를 만들기 위해 학생·교사·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실시한다.
학부모 자문위원들은 사교육 없는 학교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자문위원단에는 학부모 5명이 활동한다. 또 학부모 봉사단 72명과 학생봉사단 69명, 교사 봉사단 41명은 가좌고의 사교육 없는 학교를 홍보하고 있다.
학생들은 강좌에 참여하면 학교 생활기록부에 기록되는 이수증을 받을 수 있다. 대학 입시 제도 중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가좌고는 이수증을 받은 학생들 중 일부에게 '자기주도적 학습 모범상'을 수여하고 있다. 학생의 학습의욕을 키우기 위한 방편이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가좌고 출신 대학생들이 가르치는 '멘토링제'를 통해 교육받을 수도 있다. 가좌고는 국어와 사회, 영어, 수학과 과학 3개 반을 대학생 멘토들로 운영하고 있다.
'학습 동아리'는 가좌고의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교사 1명과 학생 5~10명으로 구성된 학습동아리는 방과 후나 주말 시간을 이용해 개별식 맞춤 학습을 하고 있다. 현재 동아리 26개에서 학생 236명이 활동하는 중이다. 교사들은 동아리를 통해 학생 수준을 면밀하게 파악할 수 있고, 학생들은 교사와 일대일 의사소통을 통해 학습문제를 발견 및 교정하게 된다.
'1596운동'은 가좌고의 학력향상에 대한 열망을 그대로 담고 있다. 대학수학능력평가와 전국연합학력평가의 1등급 학생의 비율을 5% 이상으로, 7~9등급 학생들을 6등급 이상으로 끌ㅋ어올리겠다는 운동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가좌고의 사교육 없는 학교에 대해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실시된 가좌고의 설문조사를 보면 학생의 63.3%, 학부모의 64.7%가 방과 후 교육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수강료에 대해서는 학부모 89.9%가 만족한다고 밝혔다.
사교육 없는 학교의 성과는 지난해 7월 나타났다. 가좌고는 지난 2009~2010년 학생들의 사교육비를 25% 줄이면서 교육과학기술부 선정 최우수 운영학교로 선정됐다. 교과부는 가좌고의 운영 방법을 다른 학교의 모델로 삼기로 결정한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방과후학교 대상 시상식'에서 가좌고 정소영 교사가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황 교감은 "교과부도 우리 학교가 사교육 없는 학교를 운영하는 것을 보고 성과에 놀라더라"며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을 학교로 돌아오게 하면 학력향상은 물론 사교육 경함으로 지역사회에 큰 공헌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가좌고 다문화 가정 학생들과 가족들이 함께 모여 한국어학당의 개강을 축하하고 있다. 지난 2009년 5월 문을 연 한국어학당은 지역 다문화 가정이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글을 가르쳐 주고 있다./사진제공=인천 가좌고등학교


▲ 체육 특기생도 학교에서 훈련

체육 특기생과 자격증 취득을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능교실'을 따로 마련하고 있다. 예·체능계열에서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맞춤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가좌고는 신체능력 향상, 학력 향상, 개인별 맞춤 훈련, 동기부여 프로그램 등 체능교실 4개를 통해 해당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강사들은 대부분 외부에서 왔다.
학교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가좌고의 위탁교육을 받을 수 있다. 위탁교육에는 워드프로세서, 제빵기능사, 양식요리, 한식요리, 미용 등 전문자격증 위주의 교육들이 마련돼있다. 학생들은 일반 학원에서 배울 때 보다 50% 싼 수업료로 수강받게 된다. 이 교육들은 컴퓨터 학원과 요리·제과 학원들이 위탁받아 실시한다.


▲ 지역 다문화 가정의 '중심지'

황범주 교감은 다문화 분야 교육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이다. 인천시교육청 장학사 시절에는 초·중등학교에서 다문화 교육에 대한 정책을 펴기도 했다. 황 교감은 지난해 7월 다문화 교육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동아일보와 LG가 주최한 '동아 다문화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가좌고는 다문화 가정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다문화 가정 상담센터'와 '한국어 학당'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가좌2동 근린공원에서 '다문화 축제'를 열기도 했다. 이 축제에서는 다문화 음식체험, 가게, 작품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이 축제에서는 법률사무소와 외국인 상담소과 후원하면서 다문화 가정에게 상담을 통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등 지역사회에서 가좌고의 역할을 돌아보는 마당이 됐다.


▲ 교사들도 즐기며 가르친다

지난해 7월부터 교사들을 대상으로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다. 테니스, 등산, 영화감상, 맛집기행 등 11개 동호회에 87명의 교사가 참여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각자의 소질을 살리고, 여가 활동을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박재빈 가좌고 교장은 "처음 학교에 왔을 때 교사 사이에 업무 문제로 갈등이 있었다"라며 "교사들이 동호회 활동으로 서로의 갈등을 풀고 학생을 교육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동호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동호회 활동은 학생들의 학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박진영기자 erhist@itimes.co.kr



● 인천 가좌고등학교 연혁


- 2004년 3월 1일 가좌고등학교 개교
- 2004년 3월 1일 초대 배영묵 교장 취임
- 2004년 3월 2일 제1회 입학식
- 2005년 3월 2일 제2회 입학식(10학급, 400명)
- 2006년 3월 1일 논술지도 중심학교 선정
- 2006년 3월 2일 제3회 입학식 (13학급, 496명),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선정, 인천광역시 학력향상 우수학교 선정
- 2007년 3월 2일 제4회 입학식 (12학급, 533명)
- 2008년 2월 14일 제2회 졸업식 (389명)
- 2008년 3월 1일 과학실험실 현대화사업 실시
- 2008년 9월 1일 제2대 박재빈 교장 취임
- 2008년 12월 3일 인천 한구석 백일장 대회 대상 입상
- 2009년 2월 17일 제3회 졸업식 (474명)
- 2009년 3월 1일 교육능력개발평가 연구시범학교,
- 다문화 정책 연구학교 선정
- 2009년 5월 26일 한국어학당 개강
- 2009년 9월 1일 사교육업는 학교 시범 연구학교 선정
- 2010년 7월 19일 교육과학기술부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 최우수학교 선정
- 2010년 11월 23일 제2회 '방과후학교 대상' 교사부문 정소영 연구부장 우수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