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그래 바로 이거야!'. 21일 오후, TV 화면을 통해 긴급 속보로 전해진 청해부대의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이 성공했다는 뉴스를 접하곤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여명을 틈타 링스헬기의 엄호를 받으며 납치된 선박에 사다리를 타고 오른 해군특수전여단 대원들이 치밀하고도 숙련된 행동으로 해적들을 하나하나 제압하며 끝내 21명의 인질 전원을 구해냈다. 마치 잘만든 헐리우드식 블럭버스터 액션영화도 이렇듯 극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새해 초, 머나먼 아덴만에서 들려온 한국 UDT 대원들의 영웅담으로 오랜만에 벅찬 느낌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납치 6일만에 전격적으로 치러진 선상 구출작전은 그 자체를 상상키 어려웠다. 나아가 그 치밀함과 신속함, 과감함은 가히 군사작전의 전문가 조차도 예상키 어려웠다. 인질이 납치된 상태에서 치러진 구출작전은 자칫 무모함으로 비쳐질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 군은 자신의 능력을 믿었고, 작전 결과는 세계 어느나라 군인들도 해내지못한 전대미문의 선상 인질구출작전을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이 과정에서 선장과 UDT 병력 3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100% 완벽한 작전 수행이었다.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등 우리는 언제나 적으로부터 당하는 소식만을 들어야했다. 그러고서도 강대국들의 입김 아래 '평화', '국제공조' 따위의 말들을 읍조리며 그저 남의 눈치만을 봐야했다. 그리곤 국군의 능력 자체를 불신해 온 것이 작금의 우리네 현실이다.
지난 15일, 삼호주얼리호가 납치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국민들은 또다시 막대한 돈을 주고 석방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며 사태추이를 지켜봤다. 그동안의 관례가 그랬다. 우리는 그동안 총 7번에 걸쳐 막대한 돈을 주고 인질을 석방시키는 방법을 써왔다. 그러다보니 국민들도, 소말리아 해적들도 이번 사태의 해결은 협상과 거래를 거친 인질석방의 순으로 예상해왔다. 그동안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한국의 선박은 가장 먹기 좋고 맛있는 먹잇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청해부대는 치밀한 작전계획을 통해 인질구출에 나섰다. 그리곤 마침내 인질 전원을 구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각국의 전문가들은 이번 삼호주얼리 구출작전을 면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또다른 구출작전의 선례로서 벤치마킹에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 무역량은 이미 세계의 7위에 달할 정도로 그 규모가 성장했다. 전세계 어느 곳에도 우리나라 선박이 닿지않는 곳은 없다. 자연스레 선박납치에 가장 많이 노출될 수 밖에 없다. 국가차원에서 대책마련이 절실한 이유다. 세계를 누비는 우리의 선박들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한다. 이번 구출작전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한국의 재산과 한국인의 생명을 지켜낼 수 있는 군사력을 지녔음을 전세계에 입증시켰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당당히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노리는 세력과는 어떠한 협상도 하지않겠다는 것을 천명해야한다. 이를 통해 더이상 한국인들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는 어떠한 대가도 얻을 수 없음을 전세계 테러조직에 인식시켜줘야한다.
이는 그동안 경제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기위해 무력을 써온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적용돼야할 것이다. 어떠한 방식의 도발에 대해서도 반드시 응징한다는 것은 원칙의 문제이다. 평화적인 협상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무력시위를 통해 우위를 점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도 많은 '천안함 침몰', '연평도 피격'사태를 겪어왔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협상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 그것은 국가 존립의 원칙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실수로라도 우리나라 국민의 생명을 빼앗은 행위는 반드시 응징해야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이다. 이번 삼호주얼리호 인질구출작전은 '한국인은 한국 정부가 지킨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와 능력을 만천하에 보여준 쾌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