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본수 인하대학교 총장 새해설계


"국민 모두가 지난해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유럽 재정위기 등 유독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 대학은 두해 연속 등록금을 동결하는 등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모든 구성원이 힘을 모아 국내 10위권 대학의 위상을 지켰죠."

   
▲ "인하대를 인천 발전의 날개로 만들기위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지닌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말하는 이본수 인하대 총장. 이 총장은 인터뷰 내내 비장하리만치 강한 어조로 지역사회에서의 인하대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했다. /양진수기자 eos1290@itimes.co.kr

이본수 인하대학교 총장(64)은 지난해 여러가지 어려움을 잘 이겨낸 인하대의 저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우리 대학의 강점은 한국과학상과 인천시과학기술상, 임화문학상을 수상한 뛰어난 교수진과 각종 공모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많은 재학생들"이라며 "특히 지난 연말엔 인하대 노동조합이 인천시 산업평화대상을 타는 등 대학 전체가 똘똘 뭉쳐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이어 올해 인하대를 명문 대학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는 세가지 계획을 밝혔다. 그는 "연구와 교육 사이의 균형 추구가 우리 대학의 원동력"이라며 "무엇보다 올해엔 세계적 수준의 연구 경쟁력 강화와 연구비 유치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본수 총장은 오는 2012년까지 연구비 수주액을 2천억원으로 늘리고 2천편에 이르는 국제 논문도 발표한다는 구상이다.
이 총장은 "단과대학별 연구비 자체목표와 달성 전략을 세워 외부 연구비와 국고사업을 유치할 계획"이라면서 "또 국제 논문 수준에 맞춰 평가·지원을 차등화하고 교수진도 대폭 임용해 안정적인 논문 발표 토양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하대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다양한 교육 인증제도 추진한다.
그는 "국제경영인증(AACSB)과 대교협기관평가인증, 품질경영인증 등과 같은 국내외 교육인증에 더욱 힘쓸 것"이라며 "이런 인증들을 취득해 우리 대학의 사회 평판과 명성을 탄탄하게 다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본수 총장은 올해 대학사회의 차등보상제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최근 사회환경이 실적에 맞는 차등보상제를 요구하고 있는데 일부 사립대학에선 교원연봉제를 시행하거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며 "우리 대학도 이를 검토 중이나 실제 임금과 경쟁력이 떨어지는 않는 쪽으로 세부 계획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본수 총장은 송도캠퍼스를 발판 삼은 인하대 비약적인 도약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 총장은 "송도국제도시는 교육과 연구, 개발·생산이 한 데 어우러진 신개념 도시"라며 "여기에 대학과 기업, 연구소가 서로 맞물리면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때문에 이곳엔 신개념 대학이 들어서야 하는 데 그게 바로 인하대 송도캠퍼스"라며 "송도캠퍼스 조성은 인하대 발전뿐만 아니라 인천지역 성장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도캠퍼스를 오는 2014년까지 국내 7위 대학으로 성장시키고 이를 통해 고급인력과 기술 등 인천지역내 고용·생산 효과를 가져오겠다는 것.
이본수 총장은 "해외 명문대학과 연구소를 유치하면 세계화와 함께 우리 대학의 유망 분야를 집중 육성할 수 있을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며 "송도캠퍼스가 완전 개교하는 2020년쯤엔 용현캠퍼스와의 시너지 효과가 더해져 우리 대학이 동북아 지역의 중심대학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하대의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빼놓지 않았다.
이 총장은 "도시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거점대학인 우리 대학이 인천의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며 "인천 발전에 필요하다면 적극 참여해야 하고 지역봉사 활동에도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하대가 해마다 하고 있는 혜성 보육원 지원과 저소득층 사랑의 도시락 나누기, 홀몸노인 연탄지원, 다문화가정 자녀 학습지원 멘토링, 중소기업 지원사업 등이 바로 이거다.
그는 "올해에도 재학생들과 함께 다문화가정의 미취학 아동과 초·중·고 학생들의 공부와 취미를 돕는 멘토활동에 주력하겠다"면서 "특히 2014년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도 전문 통역인력 100여명을 지원해 성공 개최를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인천 교육여건 개선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기업과 대학이 함께 하는 산학협력이야말로 융합과 혁신 시대에 꼭 필요한 일반론이라는 얘기다.
그는 "선진국에서는 정부(자치단체)와 대기업들이 대학의 과학기술 창출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며 "예를 들면 하버드대는 등록금 의존율이 23%지만 기부금 의존율은 28%로 외부 투자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대학의 연구 경쟁력은 해마다 이공계열 중심대학 3~4위를 차지할 정도로 상위권이고 글로벌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대기업 지원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엔 대기업과 인천시가 우리 대학의 미래발전 가능성을 보고 적극 지원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밖에도 이본수 총장은 시민에게 사랑받는 대학을 약속했다.
그가 늘 입버릇처럼 강조하던 '인천의 날개 위에 인하대의 엔진을 달자'는 얘기도 이런 맥락이다.
이 총장은 "인천시민의 사랑을 받아야 결국 우리 대학도 발전을 거듭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담장을 없애고 운동 공간을 개방하는 열린 캠퍼스를 운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올해 인하대를 '경제 수도' 인천의 출발점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대학은 인천을, 인천은 우리 대학을 격려·지원하는 한해로 만들겠다"면서 "이를 디딤돌 삼아 꾸준한 인천경제 발전과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황신섭기자 hss@itimes.co.kr


<연초부터 바쁜 이본수 총장>

   
 
이본수 총장의 올 행보는 한마디로 '인하대의 글로벌화'로 압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하대가 창립 60주년을 맞는 2014년 "인천에 인하의 양 날개를 달겠다"는 것이 이 총장의 포부다.
세계화를 위한 이 총장의 발걸음은 연초부터 분주했다. 이 총장은 지난 6~10일 중국을 방문, 중국 800여개의 대학 중 10위권 이내인 중화민족대, 호북성의 화중과기대, 호남성의 호남대 등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교류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중국을 그물망처럼 엮는 대학간 네트워크를 어느 정도 이룩했다는 평가다. 이 총장은 "상해 이북지역의 몇 개 대학과 협약을 맺으면 사실상 네트워크 구성은 끝난다"고 말한다. 그가 올 초부터 중국을 방문한 이유다.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중국과의 연대는 향후 인하대의 경쟁력을 견인하는 중요한 요건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총장은 이어 19일부터 열흘간 미국을 방문한다. 이번 도미(渡美)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해외에서 활동중인 인하대 동문들의 재단설립 요청이 있었기 떄문이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동문들이 본교에 기부를 하려해도 현행 법상 불가능하다. 미국의 경우 재단을 통한 기부만 가능하다. 뉴욕 등 일부 지역에서의 모임에는 송영길 인천시장도 함께 자리할 계획이다.
이 총장은 "하와이 동포들이 마련한 돈으로 설립된 인하대가 이번에는 해외동포들의 도움으로 세계 유수의 대학으로 발돋움하게 되면 이 또한 큰 의미가 될 것"이라고 이번 미국방문의 의미를 설명했다. "인천의 비상을 위한 날개가 되겠다"는 인하대학교 이본수 총장의 거침없는 행보가 눈에 띄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