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우 경기본사 경제부장


 

   
 

구제역 전국 확산, 조류독감 전국 확산 조짐, 신종플루 사망자 발생. 마감한 2010년에 이어 2011년에도 우울한 소식이 단절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더욱 확산 진행되고 있다. 전국 국도를 다니다 보면 흰색 옷을 입은 방역요원들이 차량에 소독을 하고 있다.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한 우리의 몸부림이다. 여기에 유가 인상, LP가스 인상은 물론 생필품 가격이 날개를 단 듯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물가 급등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에 더 큰 문제가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각 국은 경기회복을 위해 돈을 많이 풀었고 이 돈은 자본시장의 유동성 과잉으로 이어졌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고환율 정책을 유지한 덕에 지난해 6%대 성장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기록했다는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국내외 국가들이 푼 유동성이 인플레 압력으로 되돌아오는 상황이어서 올해는 물가 상승 추이가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주된 위험 요소는 지난해 4분기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 원유 가격이 10% 상승할 때 소비자물가는 0.2%포인트 더 오른다. 새해 들어 기름값과 가스값이 1일 0.1~0.2% 정도씩 상승하고 있다. 이는 각종 공공요금 및 공공재와 소비재에 영향을 미쳐 올해 최소 5% 이상 상승할 전망이다.
휘발유 가격은 상반기 내에 2천원선까지 폭등이 예상되고 있다. 설탕, 밀 등 세계 곡물가는 기후 악화 및 이상 기온으로 상승하고 있어 두부, 설탕 등 각종 식료품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거기에 구제역 및 조류독감 창궐로 인한 유제류 가격 폭등과, 폭설 및 한파로 인해 채소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정부는 경제 성장률 및 부동산 하락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 억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묘년 우리 경제는 물가가 상승할 여지만 있지 하락할 여지는 눈꼽만치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잘 틀어 막는다 해도 물가 상승률 4% 이상은 확실해 보인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1일부터 도시가스 용도별 도매 요금을 ㎥당 34.88원씩, 평균 5.3% 인상했다. 주택용은 ㎥당 673.63원에서 708.51원으로 5.2%, 업무 난방용은 723.60원에서 758.48원으로 4.8%, 일반용은 658.77원에서 693.65원으로 5.3%를 각각 올렸다. 이에 따라 다음달 1일 가격 조정 예정인 지역난방 요금도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석유 난로 등에 쓰는 실내 등유의 주유소 평균 판매가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에 ℓ당 1천173.36원으로 2009년 같은 시기의 1천18.84원보다 154.52원(15.2%) 올랐다. 보일러 등유도 지난달 마지막 주 1천160.08원으로 상승하면서 1년 전(1천4.89원)보다 155.19원(15.4%)이나 비싸졌다. 실내 등유와 보일러 등유 가격은 2년 전보다는 ℓ당 240∼250원 높은 수준으로 겨울철 가격 가운데 사상 최고 수준이다.
새해에 들어서자마자 월동 물가 때문에 서민들은 더욱 춥다. 서민들은 그냥 이를 악물고 이 추위를 이기고 물가 인상으로 힘들어지는 올 가계 경제를 미리 미리 준비하지 못하는 현실이 더 서럽다. 그래서 신묘년 새해 차가운 바람은 더 살을 찌르고 서민들의 집 지붕에 내리는 눈발은 더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