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 지연 학연, 빗나간 윤리의식, 부패의 사슬 등이 만연한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항상 끈임없이 변화를 요구 받고 있다

 그러나 변화해야 할 대상의 중심에 내가 서 있다고 믿고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 변화는 누군가와 함께 하거나 혹은 나혼자서 이루어 낼 수 없는 영역이라고 치부해 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동아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문화일보와 인천일보의 편집국장을 지내고 현재 안성에서 집필활동에 몰두하고 있는 이성주씨의 정신문화비판집 「한국인의 자기비판-우리 스스로 바꿔야 산다」가 출간됐다.

 이 책은 「한국은 과연 가능성이 있는 나라인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해 한국의 정치, 사회, 문화를 뿌리째 흔들어 대고 있는 사이비 지식인과 무기력한 중산층에 대해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본질에 대한 깊은 인식 없는 정신문화개혁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 한다. 우리가 사무실의 책상위치를 바꾸거나 결재방법을 간소화하고 출퇴근 시간에 자율성을 부여한다고 해서 만연된 권위주의가 완전히 해소된다고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저자가 불균형적인 우리의 정신문화를 개혁하자고 오랫동안의 경험과 폭넓은 사고의 보따리를 풀어놓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는듯 하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할 얘기가 너무나 많다. 라디오나 TV얘기에서부터 각종 사건들, 동서양의 역사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우리 머리 속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충격 받아야만 자성하고 자신보다 상대의 비판에 더 철저하며 기회주의와 겉치레가 만연한 우리의 생활에 대한 반성과 함께 늦었음을 철저히 깨닫는다면 분발심도 대단할 거라는 격려도 빼놓지 않는다. (지식산업사刊·320쪽·1만원)〈이원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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