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개발공사 사장 이춘희


"안으로는 유동성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밖으로는 공익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전 임직원이 혼신의 힘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이춘희(55) 인천시 도시개발공사 사장의 눈빛에선 '이제부턴 뭔가 큰 일을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읽혀진다. 취임 45일에 불과한 짧은 근무기간의 어색함이나 불안감은 찾아보기 힘들다. 인천시 재정위기의 시발점(?)으로 평가되면서 시민들의 걱정을 사 온 인천도개공. 인천도개공의 건강한 부활을 위해 구원투수를 자처한 건교부 차관 출신의 이 사장을 만나 궁금증을 풀어 봤다.


▲ 어려운 시기 공사의 지휘관을 맡아 숨가쁜 일정을 보내느라 마음 고생도 많고 감회도 남다를 것 같다.
- 지난 9월 13일 취임 후 그동안 우리 공사의 업무 전반을 파악하고 처방책을 마련하는데 전력을 쏟았다.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의 특성은 사업 초기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데 비해 투자금 회수엔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는 사실이다.

긴 호흡과 안목을 갖고 단기적으로 대처할 부분과 장기적으로 대처할 부분을 잘 구분해 대응책을 실행하면 어려움을 순조롭게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실제로도 자신감을 얻고 있다.

▲ 인천도개공의 현안 가운데 하나인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높다.

- 가장 큰 과제는 유동성 위기 해소다.

공사의 재정 여력에 비해 과다하게 벌려 놓은 사업, 부동산경기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생긴 위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강도높은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할 방침이다.

50% 이상 진척된 사업은 계속 진행하되 계획 단계이거나 시급하지 않은 사업, 사업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업 등은 사업시기를 조정하거나 사업을 포기하는 쪽으로 정리할 생각이다.

발표 시기는 행정안전부의 전국 지방공기업에 대한 재정건전성 진단 결과가 나오는 연말 쯤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의 유동성 위기 극복책으론 공사 소유인 서울 명동 부동산 공개매각 등 보유자산 매각으로 급한 불을 끄겠다.

내달 쯤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일 중심의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간부급 임직원들이 솔선수범해 인적 구조조정도 이뤄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올 9월말 현재 5조6천억 원대에 달하는 인천도시개발공사 채무 가운데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상당히 완화되고 안정적인 재정구조를 갖추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이춘희 인천도시개발공사 사장이'경제수도 인천'을 뛰어넘어 동북아시아를 이끄는 국제도시로의 성장과 효율적인 재개발 추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박영권기자 pyk@itimes.co.kr


▲ 공익성과 수익성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둘 생각인지.

- 공사는 설립 취지상 공익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좇아야 한다.

하지만 수익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민간이 해야 할 영역을 침범하거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공익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할 영역까지 무리하게 진출해서도 안 된다는 판단이다.

집중과 선택, 사업의 조화는 결론에 이르기까지 진통이 따르지만 지방공기업이 항상 염두에 둬야 하는 가치다.

▲ 인천의 미래 발전을 위한 도시개발 방향과 앞으로 인천도개공이 수행해 나갈 숙제가 있다면.

- 인천은 항만, 공항, 철도, 고속도로 등 도시인프라가 잘 구축된 발전가능성이 풍부한 도시다. '경제수도 인천'을 뛰어넘어 동북아시아를 이끄는 국제도시로의 비전을 차근차근 실현해 나가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구도심과 신도심이 각기 특성과 강점을 잘 살려가면서 동반성장하는 조화의 도시개발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인천도개공은 신도심 개발 못지않게 앞으로 '있는 자원'인 구도심의 효율적인 재개발을 추진하기 위해서도 착실히 준비해 나갈 것이다.

▲ 인천시민에게 꼭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 옛 건설교통부 고위공직에 있을 때부터 인천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인천국제공항 건설, 인천공항고속도로 및 인천공항철도, 송도국제도시, 검단택지개발 등 인천의 대규모 개발정책에 깊이 관여했기 때문이다.

인천을 제2의 고향 삼아 인천이 경제수도이자 남북 평화통일의 전진기지로 우뚝 설 수 있도록 33년 행정경험을 모두 쏟아 부을 참이다.

따가운 채찍질과 제안 그리고 큰 성원을 당부드린다. /윤관옥기자 okyun@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