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결정적 순간


우승에 대한 욕망이 강했을까.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만을 남겨놓은 인천 SK는 1, 2회 공격을 성급하게 끝마쳤다.

SK 선발 글로버는 빠른 직구와 낙차 큰 커브로 1회 삼성의 공격을 잘 틀어막았으나 2회 말 삼성 최형우에게 1루수 앞 내야안타를 맞고 흔들렸다. 설상가상 1루 견제구가 뒤로 빠져 삼성에게 무사 2루의 득점 찬스를 내주었다.

선취점이 중요한 삼성은 보내기 번트로 1사 3루의 득점 찬스를 이어갔다.

SK는 외야 뜬공이나 깊숙한 내야 땅볼 한방이면 선취점을 내주며 경기를 끌려갈 판이었다. 이어진 타자는 삼성 조영훈. 삼성 선동렬 감독은 강공을 주문했다. 선취점을 뽑고 찬스를 이어가자는 이중 포석이었다.

그러나 선동렬 감독의 작전은 실패했다. 조영훈의 타구는 중견수에게 잡혔고 3루 주자는 홈을 파고들지 못했다. 연속 3경기를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린 삼성의 선동렬 감독으로선 선취점 획득과 반전을 꾀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으나 득점에 실패하며 초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리고 두고두고 땅을 쳐야하는 순간이었다.

위기 뒤에 찬스가 오는 법. SK는 4회 마침내 사자의 숨통을 끊을 기회를 잡았다.

선두 정근우와 이호준의 연속 안타와 희생번트, 볼넷을 묶은 1사 만루 상황. 이때까지 호투하고 있던 삼성 선발 장원삼은 흔들렸다.

SK는 박재홍이 볼넷을 골라내며 선취점을 올렸고 계속된 만루 상황에서 3차전 결승타를 터뜨린 박정권이 타석에 들어섰다. 박정권은 초구를 노렸다.

'딱' 소리와 거의 동시에 타구는 우익선상에 떨어졌다. 2타점 적시타였다. 박정권은 2루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한국시리즈와 2010년 프로야구의 종착점을 향해 성큼 다가서는 한방이었다.


/대구=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