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김광현 필두 주도권 … 김 감독, 교체 타이밍 등 적절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했던가.
2010년 한국시리즈는 조직력과 투수력의 우열을 가리는 진검승부였다.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인천 SK와 삼성 양팀 모두 정규시즌 내내 조직력과 투수력을 바탕으로 선두권을 질주했으며 마침내 한국시리즈에까지 올랐다. 한국시리즈 4차전 내내 매경기마다 승부가 갈렸지만 경기 내용은 승자 SK도 패자 삼성도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었던 혈투였다. 그러나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차이들이 승부를 갈라놓았다.
SK는 삼성의 막강 불펜에 맞서 선발 김광현을 필두로한 마운드 맞대결로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이에 맞서 삼성 선동렬 감독도 불펜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격전을 치른 삼성 불펜은 지친데다가 제구력 난조에 빠지며 SK의 공격에 결정적인 점수를 내주었다. 삼성으로선 1, 2차전에서 선발투수들이 길게 끌어가며 불펜 투수들이 컨디션을 회복할 시간을 벌어주었어야 했는데 기대에 못미쳤고 연이어 불펜도 난조에 빠졌다. 반면 SK는 불펜 맞대결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국시리즈 패권을 되찾아올 수 있었다.
양팀 감독의 두뇌 싸움에서 SK 김성근 감독은 2차전에서 이승호를 선발로 내세우는 변칙 기용과 승부처에서 정확한 투수교체 타이밍으로 승부를 결정지은 반면 삼성 선동렬 감독은 선발 차우찬 교체 타이밍에서 머뭇거리다가 최정에게 역전 홈런포를 허용했다. 3차전에서도 삼성은 투수 교체 타이밍에서 정현욱을 밀고가다가 결국 SK 박정권으로부터 쐐기 2루타를 맞고 실점했다.
SK는 선수들의 작전 수행능력에서도 앞섰다. 삼성이 3차전 결정적 득점 기회에서 박한이의 번트 실패로 인한 2루주자가 견제사를 당한 반면, SK는 8회 찾아온 기회에서 번트와 희생타를 묶어 득점에 성공했다. SK 2루수 정근우는 메이저리급 수비를 선보이며 삼성 공격의 흐름을 끊고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대구=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