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승리를 위해 불출마를 선언한 유력자를 잡아라.」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인천·경기지역 52개 선거구 중 인천 6곳, 경기 26곳 등 32곳에서 양당 후보가 백중우세와 경합으로 대접전을 벌이고 있어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1, 2위간 지지율 차가 박빙으로 나타나 1천~2천표 차 안팎에서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되는 백중우세와 경합지역에서 22석 이상을 확보하지 못하면 총선 승리를 위한 인천·경기 목표의석 30~33개를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양당 후보들은 이에따라 불출마를 선언한 유력자들이 당락의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이들을 품 안에 안기 위해 혼신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인천 중·동·옹진, 남갑, 부평갑, 부평을 등이며 경기도는 연천·포천, 안양 동안 등이다.

 중·동·옹진의 김순배씨의 경우 불출마를 결심하자 민주 서정화, 한나라 서상섭, 자민련 이세영 후보 등 3명의 후보가 김씨의 향배가 선거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 자기 사람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 15대 총선에 출마해 2만7천표를 얻은데다 최근까지 국민회의 지구당 위원장을 맡아온 김씨의 지지를 끌어낼 경우 타당 후보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같은 판단은 현실로 나타나 김씨가 지난 13일 불출마를 선언하며 민주당 서정화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서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인천 남갑의 심상길씨도 마찬가지.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2만표를 얻은데다 이번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그동안 밑바닥을 다져온 심씨의 향배가 혼전양상을 보이는 남갑의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씨는 현재까지 특정 후보의 지지를 표명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 조직원들만 민주당 유필우 후보 진영에 합류했다.

 부평갑에서 자민련 공천을 받았다 반납한 진영광씨의 경우 현재까지 특정 후보 지지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하지 않고 있으나 전 사무국장과 핵심 조직원들이 한나라 조진형 후보 진영에 합류한 상황이다.

 부평을은 민주당 최용규 후보와 한나라당 정화영 후보측이 이재명 전 의원과 조만진 전 지구당위원장 조직원을 서로 자기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전 의원의 지구당조직원 대부분은 최후보측에 합류했으나 구여권 지지성향의 일부 산악회와 후원회 회원들은 중립 속에 일부가 한나라 정후보쪽에 기운 상황이다. 경기도는 이한동 자민련 총재가 출마하는 연천·포천에서 자민련 지구당위원장을 맡아 이번 선거를 준비하다 이총재에게 밀린 박윤국 전 도의원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한나라당 고조흥 후보지지를 선언, 한때 선거판세에 영향을 준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총선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