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LEI 세계 환경회의 이끈 콘라드 오토 짐머만·마틴 리스


지난 5~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10 ICLEI 세계 환경회의'에 세계 각료들과 지자체 대표들이 참석해 미래의 도시를 주제로 의견을 공유했다. 도시의 생태 회복, 녹색경제, 시민행복 등이 심도깊게 논의됐으며 세계 기후변화에 대응해 신속한 행동과 근본적 해결을 선도하기로 선언했다. 미래의 행복한 삶을 위해 현존하는 인류가 할 역할은 무엇인가. 이번 회의를 이끈 콘라드 오토 짐머만 (Konrad Otto Zimmermann) 지방자치단체국제환경협의회(ICLEI) 사무총장과 마틴 리스(Martin Lees) 전 로마클럽 사무총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 콘라드 오토 짐머만 지방자치단체국제환경협의회(ICLEI) 사무총장.


<콘라드 오토 짐머만 ICLEI 사무총장>

"바로 지금입니다."
콘라드 오토 짐머만(Konrad Otto Zimmermann) ICLEI 사무총장은 마음이 급했다.
자연재해로 농업용지가 부족하고 자원은 고갈되고 있다. 그는 향후 80년 이내 모든 자원이 소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인프라는 지난 40~50년 전에 만들어졌죠. 현재 생각해야 할 미래는 40년 뒤입니다. 지금 이대로 도시들이 성장할 때 미래의 모습은 어떨까요. 커다란 환경적 위험에 놓여있을 것입니다."
그는 인류가 살아가는 공간을 보호하는데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삶과 교육, 직장, 휴식이 이뤄지는 지역공동체에서 환경에 대한 대응은 필수라고 말했다. 특히 인류의 2/3 이상을 수용할 도시는 더욱 그렇다.
"개별 도시에서 느끼는 위험은 크지 않을 수 있지요. 하지만 환경오염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도시가 사람들의 삶의 질을 결정하게 될 겁니다."
그는 지속가능성의 복잡함을 충족시기 위해 지방 정부의 지도자들과 중앙 정부, 전 세계 전문가, 글로벌 기업이 다자간 협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분 마다 동식물 한 종씩이 멸종하고 있고 8억8천400만 인구가 오염된 물을 마시며, 지난 세기에 걸쳐 해수면은 15~20㎝ 높아졌어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지구 생태계가 생산할 수 있는 자원 이상을 소비하고 있죠."
적은 자원으로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것. 동시에 환경에 대한 사회의 악영향을 감소 시키는 것은 그가 '2010 ICLEI 세계환경회의'에 참석해 전 세계에 던진 주제이기도 했다.
콘라드 사무총장은 이 거대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좀 더 빠르게 움직이며 좀 더 근본적인 해결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인천이 이 과제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어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인천에 와서 송영길 시장이 환경을 중시하고 생태, 녹색 행정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번 세계환경회의가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은 것도 그런 이유이겠죠."
콘라드 사무총장은 인천 송도에 대한 느낌도 여과없이 드러냈다.
"콘크리트와 자동차 위주의 큰 도로나 비효율적인 건물과 호텔 등은 저를 실망시켰습니다. 하지만 지하철이 송도신도시까지 연결되고 푸른 나무가 많은 공원은 희망적이었습니다."
"과연 미래를 주도할 송도의 모습은 어떤지, 인천 구도심과 생태 친화적으로 연결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 인천을 근거로 한 'Incheon Eco-efficiency Challenge'를 출범한데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이 선언을 계기로 전 세계 도시들의 환경 지속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인천선언으로 발표됐지만 이후 평가 성과가 좋은 도시 이름으로 시상할 예정입니다. 시상식에서 다시 한번 '인천'이란 이름을 들었으면 좋겠군요."
/장지혜기자 jjh@itimes.co.kr

 

   
▲ 마틴 리스 전 로마클럽 사무총장. /정선식기자 ss2chung@itimes.co.kr


<마틴 리스 전 로마클럽 사무총장>

모두들 그를 보고 바보라 했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에 지구의 환경문제를 지적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기술개발과 도시성장에 열을 올리던 때 그의 주장은 배부르고 철없는 소리였다.
"하지만 우리가 옳았죠. 안타깝게도 40년 전 우리가 경고했던 것보다 상황은 더 안 좋아졌습니다."
마틴 리스(Martin Lees) 전 로마클럽 사무총장은 지난 5~7일 인천에서 열린 '2010 ICLEI 세계환경회의'에 참석해 "지금이 위기상황인 것을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알리러 왔다"고 말했다.
"지금 인구는 60억이지만 40년 내로 23억명이 늘어날 것입니다. 에너지와 자원에 대한 수요는 점점 증가하지만 자원은 한정됐죠. 이것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생태 다양성이 파괴되고 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로마클럽은 1968년 이탈리아 사업가 아우펠리오 페체이의 제창으로 지구의 유한성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진 유럽의 경영자, 과학자, 교육자 등이 힘을 합쳐 만들었다.
명칭은 로마에 모여 회의를 가진 데서 붙여졌다.
이들은 천연자원의 고갈, 환경오염 등 인류의 위기를 경고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언했다.
마틴 리스는 이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세계의 화두가 됐다고 말했다. 각 국가와 지방정부는 누구나 환경문제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효율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곳은 드물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시점에서 젊은 세대들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엄청난 돈이 투자돼 들어서는 빌딩, 메워지는 갯벌, 깎이는 산. 이 모든 움직임이 젊은 세대들이 갚아야 할 빚으로 쌓인다.
"제가 젊은이라면 의문이 생길 것입니다. 화가 날 것입니다. 기성세대들은 경제적 빚 말고도 생태·환경 빚을 젊은세대에게 지우고 있습니다. 왜 적극적으로 정부단체에 목소리를 내지 않습니까."
그의 신념은 확고하다. 생산성을 가진 세대들과 정부가 합심해 친환경 성장의 방법을 찾아 실천해야 한다. 결국은 우리가 병든 지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때는 지금이다. 더 늦어서는 안된다.
"나와 가족이 또 우리의 후손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공간을 고민하면 답은 나옵니다."
그는 한국과 인천에서 가능한 친환경 정책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대한민국은 세계 경제규모 10위이면서도 지리적 위치가 아주 좋습니다. 삼면이 바다인데다 대륙과 연결돼 있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죠. 이웃 국가들이나 도시들과 대한민국이 맺고 있는 관계를 활용해 우리의 환경정책을 공유해야 합니다."
/장지혜기자 jjh@itimes.co.kr


콘라드 오토 짐머만
(Konrad Otto Zimmermann)
·2001~현재 : ICLEI 사무총장
·1992~2001 : ICLEI 사무총장 직무대행, 유럽지역책임자
·1987~1992 : 독일 프라이부르크시 환경계획 국장
·1985~1987 : 숲 환경 만들기 프로젝트 책임자
·1977~1985 : 독일 베를린 연방 환경국 환경계획 과장


마틴 리스 (Martin Lees)
·2007~2008 : 로마클럽 사무총장
·2001~2005 : UN 평화대학 총장
·1991~1996 : 경제적 형성과 협력프로젝트 총 감독
·1983~1988 : 환경과 성장 국제기구 책임자
·1972 : 인터퓨처(Inter Future) 프로젝트 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