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후정초교 급식 현장취재
   
▲ 이승우 교장


지난 8일 오전 10시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 소재 후정초등학교(교장 이승우) 급식조리실.
이 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940명의 학생들을 위한 점심식사 준비를 위해 조리사 7명이 반찬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날의 점심메뉴는 찰흑미밥과 시래기된장국, 닭강정, 우엉잡채, 깍두기, 바나나 등으로 준비된다.
오늘 하루 동안 준비된 부식은 강화섬쌀 55kg과 닭 60kg, 잡채를 위한 당면 12kg, 우엉, 피망, 버섯 등으로 맛있는 점심식사가 준비되고 있다.
오전 11시 30분이 조금 넘자 학급마다 배달될 급식차에 밥과 반찬을 싣기에 분주하다.
이 학교의 학급은 특수학급 2학급을 포함, 모두 37개 학급이다. 1, 2학년까지 급식을 실시하고 있기에 밥과 반찬이 실린 급식차가 준비되는 대로 엘리베이터를 이용, 2·3·4층으로 싣고 나르기에 바쁘다.
학교마다 경우는 다르지만 급식을 할 수 있는 급식소가 꾸며져 있는 학교는 2개 학년을 돌아가며 한꺼번에 배식을 하지만 후정초는 급식소가 없어 각 교실로 급식차를 이용, 배식하고 있다.
12시 10분 점심시간이 되자 각 학년마다 준비된 배식차를 통해 학생들에게 자율적인 배식이 이뤄진다. 담임선생의 지도아래 급식당번이 앞치마와 두건을 두르고 배식준비에 들어간다.
5학년 3반 문수아(11) 양은 "항상 점심시간이 기다려진다"며 "오늘도 깍두기를 제외한 나머지 반찬들은 정말 맛있게 먹었다"고 말했다.
이날 학생들을 위해 준비된 밥과 반찬의 영양량은 영양사의 식단에 따라 단백질과 비타민, 칼슘, 철 등 모두 565kcal 에너지를 제공한다.
초등학생의 식사 한끼당 에너지는 평균 550~600kcal가 필요하다.
식사가 끝난 학생들은 자신들이 먹었던 식판과 수저를 다시 급식차에 담아 엘리베이터를 이용, 급식소로 전달된다. 조리실에서는 학생들의 식판과 수저를 식기세척기에 돌려 깨끗하게 씻은 후 살균소독기에 보관한다. 이로써 이날의 급식을 모두 마친 후 조리사들이 잔반과 그릇들을 정리하면 급식 일과가 모두 끝난다.
영양사는 다음 주 학생들이 먹을 식단표 작성(표 참조)에 들어간다. 학생들의 필요한 권장 에너지량을 맞추고 최근 배추파동 등으로 김치 대신 깍두기를 먹을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최혜정 영양사(29)는 "우리 학교는 하루 급식인원이 940명으로 이 가운데 40명 정도가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며 "현재 학부모가 부담하고 있는 급식비는 한끼당 1천840원으로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와 시교육청은 내년부터 인천지역 228개 초등학교의 3~6학년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1~2학년의 경우에는 전체 학교 가운데 20여곳이 현재 급식을 실시하지 않고 있는 관계로 차후로 연기됐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지원비를 한끼당 2천원으로 책정, 이로 인해 내년부터 후정초는 연간 3억여원의 급식비 가운데 1, 2학년의 급식비를 제외하고 2억여원의 급식비를 지원받게 된다.
현재 이 학교는 급식업체 선정을 위해 6개월 마다 육류와 농산물, 수산물 등으로 나눠 입찰을 통해 선정하고 있다.
최 영양사는 "업체 선정에 항상 신경쓰고 있다"며 "향후 무상급식을 실시함에 따라 인근 학교와 급식에 따른 음식문제에 대해 학부모들의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교장은 "내년 무상급식으로 급식비 미납으로 인한 학교회계 문제점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라며 "그러나 학부모들이 급식 질이 떨어지지는 않을지 우려할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또 "1, 2학년까지 무상급식이 이뤄져야 진정한 무상급식"이라며 "학교마다 똑같은 지원으로 음식문제가 발생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만큼 이웃 학교와 연결, 공동구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사진=김성웅·박진영기자 ksw1507@itimes.co.kr
 

 

   
▲ 내년부터 인천지역 초등학교 3~6학년 학생들에 대해 무상급식이 계획돼 있다. 사진은 인천 후정초등학교 5학년3반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자율배식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