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일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방송뉴스 도중이나 말미에 나오는 일기보도에 귀를 기울이곤 한다.

 외출, 집안행사, 농사일, 고기잡이 등 생활에서 일기에 대한 관심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막상 이를 문화예술분야로 끌어들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점에서 오는 23일 「기상의 날」을 맞아 기상청과 갤러리 사비나가 공동주최하는 「2000 일기예보전」은 보기 드문 이색 전시회라고 할 수 있다. 4월9일까지 계속되는 전시회에는 2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작가 21명이 참가해 날씨 변화를 여러형태의 그림과 사진으로 시각화한다.

 강운 강승희 김대수 김명제 김성호 김수연 김지원 박신혜 배영환 신경철 안은숙 양대원 양만기 오명희 오순환 이강하 이민구 이영희 임근우 정보영 정상곤 지영섭 한광숙씨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20호에서 100호에 이르는 작품 30여점을 내놓게 된다.

 강운씨는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양떼나 회오리 모양의 구름 형상을 그려낼 예정.

 강승희씨는 서울과 한강의 안개 낀 모습을 담아내고, 김성호씨는 눈보라 치는 설경을 비단 석채화로 그려낸다. 김지원씨는 매년 되풀이 되는 홍수재해를 예술적으로 표현해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심어주며, 배영환씨는 무지개를 소재로 작품을 낸다.

 양만기씨는 역동하는 파도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오명희씨와 한광숙씨는 사물과 풍경의 변화로 바람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양대원씨는 매년 봄에 기승을 부리는 황사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민구씨와 김수현씨는 비를 다루면서도 방향이 전혀 다르다. 이씨가 거미줄에 맺힌 맑은 이슬비를 서정적으로 담아낸다면 김씨는 환경파괴로 인간에게 되돌아오는 산성비를 음울하게 그려낸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