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장관 인터뷰에서 살짝 비친 속내

인터뷰 내내 유정복(53)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차분한 말투로 고향에 대한 추억과 향후 자신이 추진하고자 하는 농림수산정책을 설명했다.

인천에 맛과 멋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는 흡사 과거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해맑은 표정을 보이며 고향사랑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 장관은 '정치이야기'에 대해서는 일정한 선을 긋거나 오히려 능수능란한 정치적 발언으로 화기애애한 인터뷰 분위기를 유지했다.

먼저 유 장관은 한나라당 내 계파 문제에 대한 질문에 '이제는 국정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말을 아끼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의 최측근 인사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는 정치권의 시각이 부담스럽다는 뜻이 담겼다.

또한 지난해 연말연시 자천타천 '인천시장 후보'로 거명된 것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중과는 전혀 상관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유 장관은 "본인은 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없는데 언론에서 지속적으로 이름이 거론돼 난감했다"며 "이제 모든 상황이 지났으니까 제 진심도 잘 알려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선 인근 지역이긴 하지만 경기도 김포에서 재선에 성공한 국회의원에게 고향에서 시장후보로 자주 거명되는 상황은 정치적으로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 장관 역시 '태어난 고향인 인천과 정치적 고향인 김포를 모두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세련된 정치수사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유 장관은 장관 취임 후 정부종합청사가 위치한 경기도 과천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자주 오고가기가 불편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짓궂은 유도심문을 가볍게 통과했다.

행정중심도시 원안에 찬성했던 유 장관은 "행정중심복합도시 문제는 장관과 공무원들의 불편을 넘어서는 보다 철학적인 사안"이라고 답했다.
/유광준기자 june@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