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주 군포시장


에어컨 등을 생산하는 범양냉방회사에서 16년 동안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최종 학력이 초등학교 졸업이지만 틈나는 대로 공부에 몰두해 숭실대학 노사관계대학원을 수료했다. 일선 근로자들을 위해 노력한 점이 인정돼 85년 대통령포장과 96년에는 석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민선2기와 3기 군포시장을 지냈으며 재임기간중 2003년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최고 경영자상을 수상했다.

 

   
▲ 김윤주 군포시장은"시민들이 즐겁게 책을 읽고 서로 토론하며 창작과 비평이 함께하는 복합문화도시가 바로 군포의 미래 모습이 될 것"이라며 자신했다. /김철빈기자 narodo@itimes.co.kr


▲책 읽는 즐거움이 있는 도시로

인구 28만명의 중소도시 군포에는 중앙도서관, 산본도서관, 어린이도서관 등 시립도서관만 5개나 있다. 특히 최근에 문을 연 중앙도서관은 최신 시설을 갖췄다.
김 시장은 "요즘 도서관은 단순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공간"이라며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주민편의 시설이면 어디나 '작은 도서관'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취임 직후 시청 현관에 장서 6천권이 비치된 작은 도서관을 만들었다. 수도사업소에도 천 여권의 책을 비치했다.
'곳곳의 도서관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도서정보도 교환하고 시민들에게 만남의 장소로 개방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군포 출신의 명사나 작가들도 초청, 그곳에서 살아있는 책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시장은 내달 조직 개편때 '책 읽는 군포'를 전담할 '독서진흥팀'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책 읽는 군포의 소통의 장이 될 웹사이트를 오픈하고 앰블럼도 공모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
"책 읽는 군포는 시장 혼자 하는 게 아니예요. 저와 공무원,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야 합니다. 문인과 학교선생님, 시민들과 수시로 만나 의견도 듣고 정책방향도 결정할 계획입니다. 단순 책을 읽는 도시가 아닌 즐겁게 책을 읽고 또 창작도 하고 서로 비평도 하는 도시를 만들 겁니다."
여러 지자체에서 책 읽기 사업을 내세우고 있지만 타 지자체와는 차별화된 블루오션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게 김 시장의 생각이다.


▲언제, 어디서든지 책과 함께

"언제, 어디서나 책과 함께하는 캠페인부터 시작할 생각입니다. '책 읽는 군포' 사이트를 우리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고 즐겨 찾는 사이트로 만들어야죠. 예를 들어 어떤 책이 좋을까? 고민할 때 독자의 성향을 분석해 맞춤형 도서를 추천해주는 거죠. 물론 추천할 때는 도서관련 정보도 알려주고 대출 가능한 도서관 정보도 함께요."
'책 읽는 군포' 홈페이지가 오픈되면 당분간 시민들이 많이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 행사도 구상하고 있다. 서평이나 공연리뷰를 올리고 우수작은 선정해 인센티브도 제공할 계획이다.
읽고 난 책을 교환하거나 사고 팔 수 있는 온라인 벼룩시장도 열린다. 온라인상의 독서릴레이도 마련된다.
김 시장은 매년 '위드 북 페스티벌'도 구상중이다. 5월 독서의 달과 때를 같이해 시 전역에서 오프라인 책 축제를 열고 철쭉동산에서 북 콘서트, 청소년시화전 등의 이벤트 행사도 열 계획이다. 작가와의 만남, 대화의 시간이 마련되고 책 벼룩시장도 열 예정이다.


▲창작과 비평이 있는 도시로

"'한 도시 한 책 읽기'는 아주 좋은 풀뿌리 독서운동이라고 생각해요. 한 권의 책을 선정해 엄마와 아빠, 자녀가 함께 읽고 토론하고 공유할 수 있는 '군포의 책' 운동을 대대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먼저 청소년을 포함한 시민들과 누리꾼들의 추천을 받아 예비 책을 선정한 후 작가, 문학동호회, 유관기관,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될 추진위원회에서 군포의 책을 결정한다. 매년 한권씩 책을 선정해 전 시민이 함께 사랑하며 읽고 또 읽게 한다는 생각이다.
김 시장은 창작에 관심있는 시민들에게도 자신의 글을 발표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길도 열어줄 계획이다. 온라인을 통해 독서릴레이와 함께 서평도 공모해 우수작은 시상 할 계획이다. 맞춤형 강의도 열고 독서모임과 문학동아리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원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전국단위로 시나리오와 희곡 공모전을 열고 선정된 작품은 영화나 연극으로 제작, 종합문화의 도시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그의 최종 정규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다. 말 그대로 '책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인물이다.
경북 예천 산골짜기 출신의 그가 책을 늘 접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외삼촌이 책방을 운영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농사를 도우면서도 그는 밤을 기다렸다. 외삼촌이 빌려준 책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난에 서럽고 배고팠던 시절. 그에게 책은 어두운 밤 하늘에 뜬 보름달이었다. "그 책방에 있던 책은 한권도 빠짐없이 다 읽었다. 선택해서 읽은 게 아니다. 책이 있어서 그저 다 읽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민선2, 3기 재임 때는 '꿈이 있는 청소년육성'을 시정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다. 당시 2005년 중앙정부로부터 '청소년교육특구'로 지정받았다. 민선2기때 전국 최초로 '청소년과'를 신설하는 등 청소년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 결과 군포하면 '청소년교육도시'로 떠올리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도 아이들을 위해 투자를 가장 많이 할 생각입니다. 자라는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또 즐겁게 책을 읽고 책을 통해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군포=전남식기자 nschon@itimes.co.kr


*김윤주 시장은 군포시가 경쟁력있

   
 

고 차별화된 콘텐츠로 '책읽는 도시'를 선언하고 나섰다. '책 읽는 군포'에 대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선봉에 선 김윤주 시장을 만나 '책 읽는 즐거움이 가득한 군포시'를 만들기 위한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군포하면 '책'이라는 말이 떠오르게 만들 작정입니다. 시민들이 즐겁게 책을 읽고 서로 토론하며 창작과 비평이 함께하는 복합문화도시가 바로 군포의 미래 모습이 될 겁니다. '책 읽는 군포'는 10년, 20년, 30년이 지나도 군포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계속될 수 있도록 그 여건을 제가 만들 겁니다." 김 시장의 꿈이다. 군포는 서울의 위성도시다. 뚜렷한 특산물도, 유명한 전통문화도 없다. 민선 2, 3기 시장을 지낸 김 시장의 고민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지역의 어떤 정체성을 확립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답하지 않고는 시정의 청사진을 그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가 숙고 끝에 찾은 신 성장 동력은 바로 책이다. "언제 어디서나 시민들이 즐겁게 책을 읽고 책과 함께 지식의 풍요로움 속에서 삶의 활력이 넘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세 번째 시장직을 맡은 사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