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정무와 사자성어

'마부작침(磨斧作針)'.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말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허정무 감독이 앞으로 인천 유나이티드 사령탑에 오르면서 머릿속에 정한 모토다.
허 감독은 월드컵 감독 시절 중요한 결전을 앞두고 독특한 사자성어를 선보이며 화제가 됐다.
지난 1월 3일 새해 첫 대표 팀 훈련을 마친 허정무 감독은 "호시탐탐(虎視耽耽), 호시우보(弧矢牛步)의 마음가짐을 가지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호랑이가 먹이를 노리는 자세로 임하겠다. 호랑이의 날카로움을 가지고 목표 달성을 위해 나아가겠다'는 뜻인 호시탐탐, 호시우보는 2010년 새해를 맞는 허정무호의 굳은 각오를 전하기에 충분했다.
이후 허정무 감독은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된 나이지리아와의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는 '파부침주(破釜沈舟)'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했다.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배도 가라앉혀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는 의미인 파부침주는 허정무호가 나이지리아와 2대 2로 비기고 원정 월드컵 최초 16강 진출에 성공하는데 충분히 설득력 있는 사자성어였다.
또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을 앞두고는 '결초보은(結草報恩)'의 정신으로 나서겠다며 밤잠을 설치고 응원해주는 국민께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8강 진출에 실패한 허정무호는 끝으로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사자성어를 되새기며 월드컵을 마무리 했다.
'재주나 학식이 놀랍도록 성장했다'는 뜻인 '괄목상대'는 허정무 감독의 지휘 아래 좋은 성적을 거둔 대한민국 대표 팀의 성장을 그대로 대변했다.
허 감독은 "말보다 간단하면서도 뜻을 전달하기 가장 좋은 게 사자성어"라고 말했다 .
/배인성기자 isb@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