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현장에서 ▧


 

   
 

인천 경찰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 음주 폭행과 불법 오락실 운영, 단속정보 유출에 이르기까지 현직 경찰의 각종 비위행위와 토착 비리가 잇따라 터지고 있지만 좀처럼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들의 잘못이 바깥에 알려질까 두려워 내부 서류를 조작하거나 보고를 누락하는 등의 행동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계양경찰서가 여성의 알몸을 휴대전화로 찍은 인천경찰청 소속 의경의 범죄 행위를 감추려고 보고서에 이 내용을 빼고 상급기관인 인천경찰청 역시 이 사실을 일부러 보고서에선 제외한 게 대표적인 예다. 당시 경찰은 잇단 자체 사고 여파로 부끄러운 마음에 이런 일을 저질렀으며 앞으로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을지훈련 첫날인 지난 16일 서부경찰서의 한 직원은 술을 먹고 근무지를 이탈하는 등 경찰의 기강해이가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

더 황당한 건 경찰 태도다. 경찰 지휘관들은 이같은 사건 이후 최근까지 일선 직원들에게 내부에서 생긴 일이 외부로 절대 흘러나가지 않도록 함구령을 내리고 있다. 문제가 생겨도 아무도 모르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대신 자체 사고를 일으킨 직원들만 징계처분하면 된다는 강경 처벌론만 고수하고 있다. 실례로 인천경찰은 올해 여러가지 이유로 직원 31명(6월말 기준)을 징계처리했지만 내부 관리에 소홀했던 지휘관(총경급)에겐 단 한명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선 경찰들 사이에조차 지휘관들의 무책임한 자세와 속칭 마녀사냥 방식의 징계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근본 원인은 찾아내지 않은 채 처벌과 은폐만 되풀이하는 방법으론 경찰 기강을 바로 세울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일하는 대다수 경찰은 현재 폐쇄적인 경찰조직 개선과 지휘관의 투철한 책임의식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경찰이 스스로를 되돌아본 뒤 진심어린 반성을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황신섭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