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마니아 즐겨찾는 의정부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되는 요즘 먹고 마시는 것 뿐만 아니라 공기 좋은 산을 오르면서 여유를 찾는 것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여름 휴가를 즐기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다나 강으로 향하지만 진정한 산꾼들은 계곡이 있는 산으로 잠입하게 마련이다. 산을 오르다보면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에 절로 기분이 상쾌해지는 산림욕 효과를 느끼게 되고, 그럴 때면 마음 속까지 시원해짐을 느낀다.
 

   
▲ 도봉산 회룡골에 위치한 회룡사는 신라 신문왕 원년(681)에 의상스님이 창건한 절로 의정부시에서는 망월사 다음으로 오래된 사찰이다.


의정부시는 원도봉산과 사패산, 천보산, 수락산 등 등산할만한 명산이 많기로 유명하다. 특히 어디에서 시작해 산에 올라도 산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등산로가 마련돼 있어 산을 찾는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서울도심에서 지하철 1호선을 이용하면 교통체증 없이 보다 편리하고 여유롭게 산행을 즐길 수 있어 최근 등산객이 급증하고 있다. 곳곳에 솟아오른 산을 오르는 동안 만날 수 있는, 역사를 머금은 고즈넉한 사찰은 등산의 묘미를 돋구기에 충분하다.

여름철, 산행을 하기에는 무더운 날씨지만, 정상에서 맛보는 시원한 바람과 쭉쭉 뻗은 나무숲에서 풍기는 향긋한 내음을 벗삼아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등산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 북한산국립공원에 포함된 원도봉산은 산세가 수려하고 계곡이 깊은 것이 특징이다.

▲ 원도봉산
높이 739.5m의 원도봉산은 주봉(主峰)이 자운봉이다. 북한산과 함께 북한산국립공원에 포함돼 있으며 서울 도봉구와 의정부시, 양주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서울 도봉구의 우이령(일명 바위고개)을 경계로 북한산과 나란히 솟아 있으며, 북으로 사패산이 연이어 위치한다. 면적이 24㎢로 북한산의 55㎢에 비해 등산로가 더 조밀하며 산 전체의 큰 바위가 절경을 이룬다.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 주봉, 우이암과 서쪽으로 5개의 암봉이 나란히 줄지어 서 있는 오봉 등 각 봉우리는 기복과 굴곡이 다양해 풍광을 이루는데, 선인봉은 암벽 등반코스로 유명하다. 산을 오르다보면 천축사를 비롯해 망월사, 쌍룡사, 회룡사 등 사찰이 많아 연중 등산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도봉산의 3대 계곡으로 잘 알려진 문사동계곡, 망월사계곡(원도봉산계곡), 보문사계곡(무수골)은 바로 산행기점과 연결되는데 도봉동계곡, 송추계곡, 망월사계곡, 오봉계곡, 용어천계곡 등도 유원지로 개발돼 좋은 등산코스로 손꼽힌다.

▲ 사패산
북한산국립공원의 북쪽 끝에 있는 산으로 동쪽으로 수락산, 서남쪽으로 도봉산을 끼고 있다. 도봉산과는 포대능선으로 연결돼 있고 사이에 회룡골계곡이 있다. 사패산은 조선시대 선조의 여섯째 딸인 정휘웅주가 유정량에게 시집갈 때 선조가 하사한 산이라고 해 그 이름이 붙여졌다. 한동안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일반인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도봉산이나 북한산의 유명세에 가린 덕분에 자연이 잘 보존돼 있다. 숲이 울창하고 계곡물이 깨끗해 가족단위 휴양지로도 인기가 높다. 암봉이지만 도봉산의 날카로운 암봉과는 대조적으로 정상은 넓은 암장으로 돼 있고 거대한 제단 모양을 하고 있다. 산행 기점은 양주시 송추계곡과 원각사계곡 2곳, 의정부시 안골계곡, 범골계곡, 회룡골계곡 3곳이 있는데 어느 코스든 산행시간은 3~4시간 정도 소요된다. 진정한 계곡의 시원한 맛을 느끼려면 범골계곡, 안골계곡, 송추계곡을 추천한다.
 

   
▲ 사패산은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일반인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도봉산이나 북한산의 유명세 덕분에 자연이 잘 보존돼 있다.


▲ 천보산
천보산은 의정부시와 양주시, 포천시의 접경구역까지 잇는 장방형인 11㎞의 산이다. 양주시와 포천시의 경계가 되는 산줄기 중앙에 솟아 있는 이 산의 능선은 바위봉우리로 돼 있으며 소나무 군락 많아 사계절 푸름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이 산에는 고려때 3대 사찰이었던 회암사지(사적128)를 비롯해 회암사지선각왕사비(보물387), 회암사지부도(보물88), 회암사지쌍사자석등(보물389) 등 문화재가 많아 등산과 함께 역사를 배우기에도 충분하다. 주변에는 불곡산, 백화암, 장흥 국민관광지, 권율묘 등이 있다.

▲ 수락산
의정부시와 서울 노원구, 남양주시 별내면의 경계되는 산이다. 기암괴석이 웅장한 수락산은 화강암 능선이 아름다운 바위산이다. 수목은 울창하지 않으나 산세가 수려하고 계곡이 깊다. 기차바위, 철모바위 등 생긴 모양에 따라 이름 붙여진 다양한 바위를 감상할 수 있으며, 산행 내내 시야를 가리지 않는 탁 트인 전망은 수락산을 수도권 명산의 반열에 오르게 하기에 넉넉하다. 해발 637.7m로 그리 높지 않고 산행 역시 지루하지 않다.

▲ 회룡사
도봉산 회룡골에 있는 경기도 전통사찰 제7호인 회룡사는 신라 신문왕 원년(681)에 의상스님이 창건한 절로 의정부시에서는 망월사 다음으로 오래된 사찰이다. 6·25 동란때 완전히 불타 없어진 이후 대웅전, 약사전, 선실, 요사가 차례로 복원됐으며, 1971년에는 큰 법당을 신축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회룡사는 태조와 관련한 전설이 내려온다. 왕자의 난을 계기로 함흥으로 옯겼던 태조가 아들 태종의 거듭된 간청에 한양으로 돌아오다 이곳에 있던 무학대사를 찾았다. 며칠을 머물던 태조가 절을 중창하고는 임금이 환궁한다는 뜻으로 회룡사로 고쳐 불렀다고 한다. 또 함흥에 있던 태조가 돌아오자무학대사가 기뻐해 회룡사라고 했다는 얘기도 전한다.

▲ 망월사
망월사는 경기도 전통사찰 제8호로 지정된 사찰이다.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 주봉 등의 암봉이 수려하고 빼어난 도봉산에 위치하고 있다. 망월사로 오르는 길은 매표소에서 대원사, 원효사, 광법사를 차례로 돌아 오를 수 있다.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8년(639)에 해호 스님이 여왕의 명에 의해 왕실의 융성을 기리고자 창건했다고 한다. 서라벌 월성을 향해 기원하는 뜻에서 망월사라 명명했다.
 

   
▲ 수락산 입구에서 전통사찰 제202호인 노강서원을 만날 수 있다.

▲ 원효사
전통사찰 제77호인 원효사는 신라 선덕왕 때 원효대사가 한동안 이 곳에 안거하면서 수도장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이곳에 원효대사의 동상을 모시고 이름도 원효사라고 했다. 1954년 주지 우일니가 제창할 당시 사지에서 불기, 저, 기와, 구들, 동전 등의 유물이 나온 것을 볼 때 전혀 근거없는 낭설은 아닌 것 같으나 사적기록이 없어 언제 개창했으며 그후 무슨 연고로 멸실됐는지는 알 수 없다. 1960년 대웅전과 석가모니불, 문수보살불, 저장보살불 등 3존불을, 그후 미륵전, 관음전, 원효동상과 미륵불상을 봉안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 석림사
수락산 내에 위치하고 있는 석림사(전통사찰 제202호)는 지하철 7호선 장암역에서 노강서원을 지나 등산로를 따라 1㎞쯤 오르다 보면 만날 수 있다. 이 사찰은 조선 현종 12년 신해면에 석현화상과 그의 제자 치흠이 석천동(현재 장암동)에 석림암을 창립했고, 당시 이 암명은 통진현감을 지낸바 있는 서계 박세당 선생께서 지었으며 이는 현존하는 문집인 서계집에 기록돼 있다. 서계 박세당 선생의 서계집에 기록된 석천동은 석림사 도량의 큰 암반에 석천동이라 새겨져 약 325년의 긴 세월을 지켜오고 있다. 영조 21년 을축 7월에 홍수로 유실된 것을 익명의 스님이 복원하고 석림사라 개칭해 내려오다가 한국전쟁으로 인해 퇴락된 것을 1960년 상인비구니가 중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의정부=임봉재기자 bansugi@itimes.co.kr·사진제공=의정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