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운행중 안내바퀴 빠져 부품 추락 … 전문가"예견된 사고"

부실시공 논란이 끊이지 않던 월미은하레일이 최근 시범운행 중 차체 결함으로 인한 사고가 나 운행이 잠정 중단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특히 수 백억원을 투입한 차량에 결함이 나타나자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인천교통공사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2시 쯤 월미문화의거리 역을 지나 이민사박물관역 방향으로 가던 시범운행 차량이 월미 선착장 부근을 지나던 중 갑자기 뒤쪽 차량이 균형을 잃으면서 선로를 건드렸고 역으로 들어오기 수 십m 전에서 멈춰섰다. 원주 운행 바퀴와 레일 사이에 설치된 안내바퀴가 차량에서 떨어지면서 전력공급 선을 감싸고 있는 세라믹을 건드린 것이다.
사람이 타고 있었다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주먹만한 크기로 떨어져 나온 세라믹 덩어리는 4.5m 고가 아래로 떨어져 인근 음식점 직원 A(44)씨에게 타박상을 입혔지만 다른 인명 피해는 없었다.
고무바퀴로 달리는 월미레일은 주 운행 바퀴와 Y자 모양 레일 사이에 안내바퀴가 있어 이 바퀴가 레일을 따라 달리면 주 운행 바퀴가 움직이는 방식이다.
교통공사는 안내바퀴와 차량을 잇는 특수강 재질의 부속품이 끊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사고로 월미레일 시운전은 잠정 중단됐다. 다음달로 계획돼 있던 개통 시점도 다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난해 인천세계도시축전에 맞춰 개통하려 했지만 지난 2월 시작된 시운전 과정에서 크고 작은 잡음이 계속되자 정식 운행 시기는 수 차례 연기됐다.
월미레일 사고는 지난 4월 정지선을 이탈한 차량의 추돌 사고에 이어 두 번째로, 아예 사업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철도 전문가는 "철도에 대한 지식이 없는 업체가 사업을 맡은 것은 물론이고 진행 과정에서도 철도 관련 전문가들을 배제해 처음부터 사고는 예고됐다"며 "차량 설계뿐만 아니라 감리가 어떻게 이뤄졌는 지 등 처음부터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교통공사 측은 3만~4만㎞를 시운행했지만 그 동안 하자가 없었고 사고는 지난 16일부터 진행된 내구성 시험 중에 발생했기 때문에 원인을 찾아내면 문제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빠른 시일 안에 원인을 찾아내 오는 10월에 개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유리기자 rainworm@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