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의 명산을 찾아서


일상생활의 변화가 생김으로써 신체리듬이 깨지다보면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 우리몸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할 때가 여름이다. 유난히 늦더위가 꺾이질 않고, 기승을 부리는 이 때 휴가를 다녀온 직장인들의 급격한 신체리듬 변화로 인해 피로와 허탈감, 회사업무, 집중력저하 등이 몸을 짓 눌릴 때가 많다.
 

   
▲ 포천시 신북면 하심곡 소재 깊이울 계곡은 태고의 자연과 수km에 이르는 계곡이 울창한 수림속을 누비며 맑은 물줄기를 시원스레 내려보내고 있다. /사진제공=포천시


이러할 때 건강에도 좋고 기분도 상쾌해지는 수도권 인근 등산이야말로 마지막 여름을 보내는 백미가 아닐까 싶다. 특히 직장인들의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말끔하게 씻어주는 피로 회복제이기도 한 등산을 통해 신체 리듬을 찾는 새로운 강장제가 될수도 있다.

이에 장마 뒤 티없이 맑은 계곡물 소리와 비췻빛 옥수사이로 녹음이 짙은 한 폭의 산수화를 연출하는 포천의 명산들을 찾았다. 도심속 무더위를 떨쳐버릴 수 있는 명산이야 말로 일상 생활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울에서 한시간 거리에 있는 포천지역은 전국 어느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명산과 계곡이 많다.
 

   
▲ 운악산


천혜의 아름다운 계곡을 풍류삼아 옛 선비들이 시를 낭송하며 세월을 낚던 천혜의 명산과 명승지들이 옛 것 그대로 간직 돼 있는 포천이야말로 일일 코스의 추억을 그대로 담을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포천이 자랑하던 당대의 시인이던 양사언을 비롯, 박순, 이덕형 등 많은 역대의 명인들이 풍류를 즐기며 얽힌 일화와 유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으며, 태봉국을 세운 궁예의 마지막 일화가 곳곳에 남아있는 산정호수 명성산은 그야말로 전국 관광객들과 등산 애호가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 가족들과 함께 시간만 잘 맞춘다면 최근 개방된 산정호수 인근에 위치한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육군 승진훈련장내 공군과 육군이 공동으로 사격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이렇듯 산정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명성산은 궁예의 전설이 담겨 있으며, 가을이면 억새꽃밭으로 잘 알려진 명성산(922.6m)과 그 아레 수심 23.5m, 둘레 2.1㎞, 수만여 평의 짙 푸른 호수위에 그 자태를 드리우는 산의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케 하여 피로에 지친 행락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한다.

특히 한국의 대표적 풍경이라 할 만큼 태고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명성산과 산정호수의 일출과 일몰의 시작은 그 아름다움이 이루 말할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나 쉬 오를수 있는 명성산을 오르다 보면 곳곳에 펼쳐져 있는 기암절벽과 비선폭포, 용이 등천했다는 등천폭포를 따라가다 보면 최근 내린 많은 비로 인해 맑은 물이 넘쳐나는 등 보는 것 만으로도 온 몸이 시원하다.

이 뿐만 아니라 포천시와 강원도 화천군을 경계를 이루고 있는 이동면 백운산(903.1m)과 주변의 광덕산(1.046m), 박달봉(799m)이 어우려져 수림이 울창한 백운계곡을 따라 곳곳에 바위와 깎아 세운 듯한 낭떠러지가 등산의 묘미를 더해준다.

신선이 앉아 풍류를 즐길 정도로 아름다운 절경을 이루고 있는 백운계곡을 따라 흐르는 맑은 물줄기는 기암석이 어우려져 옛 부터 영평팔경의 하나로 손꼽히는 선유담과 그 곳의 물이 얼음같이 차고 맑아 구름 가운데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 밑에 막바지 여름철 피서지를 찾은 시민들은 백운계곡 맑은물에 신선이나 된 듯, 발을 담그고, 유명한 이동 쌀 막걸리 한사발에 맛 좋은 갈비라도 한 입 뜯을 경우,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고 한다.

이렇듯 인기를 끌고 있는 여름 산행으로서 백운계곡 상류에 우뚝 서 있는 국망봉(1천168.1m)은 정상의 조망이 매우 빼어난 산으로 주능선의 길이만도 15㎞에 이를 정도로 산세가 웅장해 '경기 지리산'이라 불린다.

인근에 또 태봉국왕 궁예와 부하 장수였던 왕건과의 전쟁 당시 궁예의 부인 강씨가 현재의 강씨봉 아래 마을로 피난을 온 봉우리가 강씨봉(830.2m)으로 불리우며, 특히 한나무골의 계곡이 맑고 깨끗하여 녹음이 어우러진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렇듯 백운산 줄기에 펼쳐져 있는 각 봉 정상에서 청계산까지 종주코스의 기점이 되는 정산 자락을 휘 돌면 지리산에서만 서식하고 있다는 희귀식물인 '히어리'가 자연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도 있다.

이렇듯 포천은 산정호수 명성산에 버금가는 산들이 한탄강 굽이 굽이 내려다볼 수 있는 관인면 중리 지장산(877.4m)과 보장산(555m), 종자산(642.9m)은 포천에 가장 북쪽에 자리잡은 '지장 냉골' 등 시원한 옥취빛 맑은 물과 계곡미가 뛰어나 울창한 숲과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며 골짜기마다 작은 폭포와 연못이 끊임없이 이어져 있다.

풍치를 자랑하는 수려한 자연발생유원지로 알려져 매년 휴가철 발 디딜틈 없는 지장산 계곡과 한탄강, 영평8경 중 하나인 화적연, 숯골마을 등 인근에 볼거리와 먹거리인 지장산 칡냉면, 지장산 막국수, 지장산 두부전골, 치 나물, 더득, 두릅 등이 휴가나온 행락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특히 종자산 남쪽 능선은 올망 졸망한 기암봉으로 이어져 발 아래 한탄강과 어우러진 경관이 빼어나고, 정상 남동편 들 머리에는 굴바위가 있어 옛 전설에 3대 독자의 부부가 아이를 못 낳아 고심하던 중 이 굴에서 백일기도를 올린 뒤 아들을 얻었다 하여 종자산이라 명명했다.

이 밖에도 수백여억 원을 들여 폐 석산을 자연 그대로 활용한 포천 아트밸리와 신북면 기지리 천주산(424.6m)줄기 또한 행락객들이 한번 쯤 가볼만한 추억거리를 만들고 있다.

신라 헌강왕 3년(872)경 도선국사가 이곳에 머무르고 있을 때 국왕이 친히 행차해 격려했다해서 붙여진 포천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포천의 진산인 왕방산(737m) 아래로 광활한 대지와 녹색으로 뒤 덮인 포천뜰에 벼, 웅장한 대진대학교 전경 등 정상에서 사방 팔방 둘러보면 동두천, 양주시 등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와 등산 애호가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이곳과 더불어 경기 오악이라 불리는 가평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운악산(933.5m)은 수도권 일대 일반인들에 너무도 잘 알려져 있는 산으로 이름 그대로 뾰족한 기암괴석의 봉우리가 구름을 뚫고 솟아 있다.
운악산 주봉 만경대를 중심으로 기암절벽으로 산을 이루고 있어 경치가 절경이며 구름이 산을 감돌아 신비감마저 느낄수 있다고 해 관악산과 더불어 치악산, 화악산, 송악산 등 중부지방 5대 악산의 하나로 명성이 높으며, 최근 이곳 산 기슭에는 산림청이 자연휴양림까지 조성, 직장인들의 일상 탈출에 더 없이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가을 문턱와 있는 계절 따라 운악산 인근은 비가림 포도로 47번국도변을 위주로 포도 판매 또한 행락객들이 발길을 멈춘다.
포천이 진산과 신선이 놀던 명산들이 많지만 감히 범접치 못할 악산 등 그 많은 산 중에도 산행의 운치를 맛 볼수 있는 명산중에 명산을 무더운 주말 지친 몸과 더위를 식히기 위해 마음을 쉬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은 포천의 명산을 찾는 것이 아닐까 한다.

/포천=김성운기자 swkim@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