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은 가냘핀 푸른 선은-/아리따웁게 구을러/보살같이 아담하고/날씬한 어깨여/4월 훈풍에 제비 한마리/방금 물을 박차 바람을 끊는다/그러나 이것은/천년의 꿈 고려 청자기/빛깔 오호 빛깔/살포시 음영을 던진 갸륵한 빛깔아/조촐하고 깨끗한 비취여/가을 소나기 마악 지나간/구멍 뚫린 가을 하늘 한 조각/물방울 뚝뚝 서리어/곧 흰 구름장 이는듯 하다/그러나 오호 이것은 천년 묵은 고려 청자기/…〉 박종화의 『청자부』

 사람이 흙을 빚어 그릇을 구워낸 역사는 오래다. 신석기 때부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에 나타나기로는 BC 5000년의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고열을 가하여 미술품으로 구워낸 것은 중국사람들이다. 이미 은과 주나라때 도자기를 만들어 냈으며 당 송대의 것은 서양에 전해져 그들을 놀라게 했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도자기의 나라이다. BC 3000년경 무늬없는 토기를 시작으로 해서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로 꽃을 피운다. 하지만 도자기의 예술이 전성기를 이룬 것은 고려 전기이다. 건국 초 거란의 침입을 물리친 이후 몽고란이 있기 까지의 약 200년간 평화시기가 문화의 황금기였다. 그때 고려의 도공들은 중국에도 없었던 청자를 만들어 냈으며 상감기법을 창안해 냄으로써 세계적인 명품으로 등장하게 했다.

 조선조에 이르러서는 꾸밈이 없이 다소곳한 자연 그대로의 부드러운 백자였다. 이름없는 도공들이 혼신으로 쏟아 부은 넋의 창작이었다. 그러나 미증유의 임진왜란은 많은 도공들이 끌려감으로써 황폐하게 했다. 이후로 이곳 저곳의 관요와 민요를 통해 겨우 명맥을 이어 오더니 근래 창작인들로 인해 우리 도예의 중흥을 맞고 있다. 특히 경기도내 일대는 지금 그의 본산처럼 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세계도자기 엑스포에 미국의 단체들이 후원 의사를 공식 통보해 왔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전통도예가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다. 도자기 엑스포는 내년 이천 광주 여주 등지에서 동시에 개최될 예정이다. 우리 전통문화와 세계적인 인식이 접목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