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산업도로 공사 재개 전 약속 지켜야"갈등 재점화


지난해 인천시가 배다리 구간 지하화, 어린이 도서관 건설 등을 약속하며 공사를 재개한 중·동구 관통 산업도로(이하 배다리 산업도로)가 주민과의 합의 사항 이행을 놓고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배다리 산업도로는 중구 신흥동 삼익아파트와 동구 동국제강을 잇는 길이 2천570m, 폭 50m 이상의 산업도로(4개 구간)로 인천시가 1998년 8월 공사계획을 세워 지난 2006년부터 착공에 들어갔다.
이에 이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는 환경피해와 인천지역 근현대사의 상징인 배다리지역의 문화역사 공간 파괴를 들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도로 개설을 강력히 반대해왔으며 이 때문에 2008년 4월 공사가 중단됐다.
 

이에 시는 지난 2009년 5월 배다리 구간 지하화, 송림동 누리아파트 옆 터널연장 부지 옆에 어린이 도서관 건설, 5t 이상 화물차 통행 제한, 원통형 방음벽 설치, 집진시설 설치, 2구간 도로에 주차장 설치 등을 주민대책위원회와 합의하고 공사를 재개했다.
 

그러나 시는 지금까지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합의 사항 이행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가 이행을 꺼리는 사항은 어린이 도서관 건립이다. 시는 동구 지역은 인구대비 도서관 수가 적정치를 넘어 추가적인 도서관 건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밖에도 합의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전혀 수립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배다리 산업도로 주민대책위원장이자 현 동구의회 문성진 의원은 "주민과 갈등을 빚으면서 시와 합의했던 내용을 아직까지 시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한 채 도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로가 지나는 솔빛마을 1차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는 조만간 동구와 시가 합의 사항을 지켜달라는 공문을 보낼 예정이며, 배다리 산업도로 주민대책위원회도 시에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등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 도로과 담당자는 "시 담당부서인 문화예술과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동구 건설재난관리과 담당자도 "시에 공문을 발송했고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시가 합의 내용을 지키지않고 공사를 계속 진행할 경우 집단행동 및 물리력을 동원해 도로 공사를 저지하겠다고 밝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강성칠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