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복어 요리요? 늘 맛있는 위험과 함께 살아가는 기분이죠."
20년 전통의 복어 요리 전문점 '복이 가득한 집'의 김인석 주방장(47)은 복어를 만지면 만질수록 겁이 난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복어 전문가다.
전남 해남에서 태어난 김 주방장은 원래 1995년부터 한식과 일식 전문 주방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던 그는 시나브로 복어의 진가를 깨닫고 지난 2002년 복어 조리사 자격증을 따 지금까지 복이 가득한 집의 주방을 지키고 있다.
"옛 말에 노름판에서 밥 한끼 안먹고 깡술 먹으면 간이 나빠져 피똥을 눈다고 하잖아요. 그때 복어 엑기스를 마시면 싹 낫는다고 하는데 복어가 바로 그런 물고기예요."
이 때부터 김 주방장은 몸에 좋은 다양한 복어 요리 연구에 매진했다.
"처음엔 제가 만들고도 독이 퍼질까 두려워 먹질 못했어요. 그러던 어느날 요리가 너무 맛있다는 손님 칭찬 덕분에 용기를 냈죠."
김 주방장의 요리 철학은 복어의 참맛을 최대한 살리는 것.
"양념맛에 치우치다보면 복어의 진짜 맛을 알 수 없거든요. 그래서 조미료는 거의 쓰지 않고 복어와 채소에서 우러나는 향을 갖고 요리를 만드거예요."
이 때문에 그는 매일 새벽마다 수협 공판장과 농산물 도매시장 등을 다니며 요리재료를 꼼꼼히 챙기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여기에 제주도와 강원도 등 전국 곳곳에서 가져오는 신선한 복어도 제 맛을 살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다른 복집과 다르게 전국에 복어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어 언제든지 싱싱한 재료를 구할 수 있어요. 사실 이게 우리 가게 복어 요리의 가장 좋은 점이죠."
그런 그는 요즘 후배 조리사 양성과 복어 대중화라는 두가지 목표를 세웠다.
"복어 요리의 전통을 잇는 후배를 키우고 김치찌개나 자장면처럼 복어를 대중 음식으로 만드는 게 꿈이예요. 현재 전국 가맹점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랍니다."
그는 복어 독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약은 약사에게, 복어 요리는 전문점에서!'
복어에 죽고 산다는 김 주방장이 앞으로 어떤 놀라운 요리로 우리 혀끝을 감동시킬 지 기대해 본다.

/황신섭기자 hs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