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WGC 브리지스톤 최종라운드 공동78위

'부진의 터널 끝은 언제인가?'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 그 누구도 이렇게 급격한 몰락은 상상하지 못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5·미국)는 9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미 프로골프 투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4일 내내 오버파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8오버파 298타 공동 78위라는 예상밖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전체 80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우즈보다 성적이 나쁜 선수는 최종합계 20오버파 300타를 친 헨릭 스텐손(34·스웨덴)이 유일하다.

'골프황제'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최악의 부진을 면치 못한 우즈의 이번 대회는 프로무대에 뛰어든 지난 1996년 이후 기록한 최악의 경기로 남게 됐다.

지난 해까지 이 대회에 11번 출전해 7차례나 우승했던 우즈가 '디펜딩 챔피언'자격으로 출전한 대회에서 최악의 부진을 맛봤다는 점은 팬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경기 후 침울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 우즈는 "18오버파를 기록한 것은 분명히 즐겁지 않은 성적이다. 운이 없었다는 표현으로는 설명하기 부족할 정도로 많은 인내가 필요했던 일주일이었다"고 자책했다.

그의 올시즌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다른 운동보다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골프에 있어 우즈의 정신적 충격은 경기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 자신은 불륜 스캔들 후유증에서 벗어났다고 하지만 지난 겨우내 매스컴과 세인의 관심에 시달렸던 그가 정신적 육체적 혼란에 벗어나기는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시즌 종료후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체력과 기술을 보강해 새 시즌에 대비해야 하지만 그만한 여유가 없었던 것도 부진의 한 요인라고 볼 수 있다.

다른 동료들에게 압도적인 비교우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지금 그의 상태라면 국가대항전인 라이더컵 출전은 물론, 연말에 열리는 페덱스컵 출전도 불투명하다.

무엇보다도 이번 주말 개막하는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을 앞둔 우즈가 최악의 부진을 또 다시 이어가는 것은 아닐지 많은 팬들은 우려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