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복개구간에서 또 지반침하사고가 발생했다. 엊그제 오전 부평구 부평2동 인천 지하철 동수역 2번 출구에서 20m 떨어진 인도가 길이 4m, 폭 2m, 깊이 1.2m가량 내려앉았다. 이 사고로 가로수 한그루가 쓰러졌으나 인명피해가 없었던게 다행이었다. 그러나 경인국도 상행선 1개 차선이 통제돼 교통체증을 빚어 출근길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지난달 1일과 10일 두차례나 지하철 복개구간에서 지반침하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세번째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인천시는 사고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어 시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지난달 1일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인천시 도시철도기획단과 인천상수도본부는 서로 책임을 미루다가 뒤늦게 대한건설품질검사(주)에 안전진단을 의뢰해놓고 책임회피에 급급하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부실시공에 의한 사고임에 분명해 보인다. 파헤쳐 놓았던 도로를 되메우는 공사에서 부실하게 하지 않았다면 멀쩡한 도로가 내려 앉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사고가 발생한지 한달이 넘도록 뚜렷한 사고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같은 장소에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으니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우리는 그동안 부실공사가 빚은 참극을 여러차례 경험한 바 있다. 그런데도 건설업체들이 부실공사를 예사로 하는 고질적 병폐는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대형사고의 원인이 안전과 인명을 경시하는 건설업자와 관공서의 유착에서 비롯됐음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부실 공사는 대충대충 하면 된다는 안전의식 부재에서 시작되고 결국에는 안전사고를 일으키게 마련이다. 부실의 근본원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반복되는 불행을 막을 수 없다. 이번만은 부실시공업자와 안전점검을 소홀히 한 관계공무원들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인천지하철 건설과정에서 그동안 여러차례 부실시공이 지적된 바 있다. 더욱이 공기에 쫓겨 개통을 서두르다 보니 복개공사도 적당히 했을 가능성이 높다. 복개구간의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해 사고를 예방하지 않으면 유사한 사고는 또 재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