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교조가 합법화됨으로서 이같은 변화가 기대되어왔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내재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23일 오후 2시 전교조 교사들이 교육감실을 「불법적으로」 점거했을 때까지도 그랬다.

 그러나 다음날 오후 1시부터 교육감의 전권을 위임받은 장기원 부교육감과 이청연 전교조 인천지부 부지부장등 10인의 양측 대표가 끈질게 벌여온 만(滿) 1박2일의 철야 마라톤회의 과정과 결과는 그러한 우려를 떨쳐버리게한 것이었다.

 봄방학이 끝날 때까지 장기농성을 각오해온 전교조 인천지부는 25일 저녁 3일만에 농성을 풀며 성명을 통해 「교육청측은 면담과정에서 성의있는 태도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였다」고 평가하고 「면담과정에서 교육청과 전교조 인천지부는 인천교육개혁을 함께 실천하는 동반자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협상대표로 참석한 교육청의 한 관계자도 이번 협상 결과의 의미를 「전교조와 대화의 진정한 파트너로서 서로 인내 하고 신뢰를 구축한 것」이라고 말하고있다.

 이번 협상이 정식 교섭은 아니었지만 합의문에도 합의내용 못지않게 「공동노력한다」, 「긴밀히 협의한다」등 「신뢰관계 구축」이란 맥이 일관되게 배어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렇게 볼때 시교육청과 전교조지부와의 관계는 인천교육의 변화와 개혁, 그리고 화합을 위한 첫단추를 낀 것이며 이제부터 새로이 산적한 지역교육현안의 해결을 위해 진지하고 책임있는 역할을 추동해나가야할 때다.

 사실 인천지역 교육환경은 지역적으로 그 어느 곳보다 열악하고 시대적으로도 변화와 개혁이 요구되고있다. 이제 지역교육의 새로운 패라다임 구축을 위해 지역 각계의 역량과 지혜를 모아 추진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지난 10여년간의 전교조와 교육청이 불신과 대립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한 것은 그래서 양측의 합의 내용보다 값진 결과로 받아들여지고있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전교조는 지난 10여년의 고난과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시급한 인천교육의 현안해결을 위해 매진해야할 것이며 인천시교육청도 각 교육단체에 대해 보다 유연하고 진지한 자세로 귀기울여 화합속에 발전을 이끌어야할 것으로 시민들은 기대하고있다. 〈송정로기자〉 goodsong@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