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수첩 ▧
인천 백령도 천안함 침몰 수색 작업에 참여했던 98금양호 선원 7명이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금양호 선원들은 백령도와 대청도 앞바다를 잘 모르고 천안함 실종자를 찾으러 그 바다로 달려갔다. 자식 같은 해군 장병을 찾기 위해서 였다. 98금양호는 97금양호와 그물을 서로 이어 고기를 잡는 쌍끌이 어선이다.
그러다보니 백령도와 대청도 항로와 물길, 바닥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백령도, 대청도 앞바다는 옛부터 물살이 세고, 파도가 높아 큰 선박들도 어렵게 지나는 곳이다. 거센 물살을 피해 항로를 개척하다보니, 좁은 물길로 크고 작은 충돌 사고가 많이 났다는 것이 백령, 대청도 주민들의 증언이다.
중국 상인들이 백령도에 들렀다가, 거센 파도로 인해 발이 묶이자 돈을 주고 용왕신에게 젊은 처녀를 바친 곳이 바로 이 물길이다. 그 젊은 처녀는 심청이고, 심청이가 빠진 물길이 바로 인당수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북방 한계선(NLL)이 바다를 가르면서 잔잔한 물길의 항로를 찾기가 더 힘들어졌다.
이런 까닭에 이 곳에서는 쌍끌이 어선이 조업을 제대로 할 수 없다. 해군이 이런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고 무리하게 쌍끌이 어선을 수색 작업에 참여시킨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98금양호 실종자 가족에게 아무런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19일 농림식품부는 실종자 가족들이 요구한 합동분향실 설치 등 실종자를 위한 지원을 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분노했다.
수중에서 천안함 장병들을 수색하다 숨진 고(故) 한주호 준위 만큼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관심을 보여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종된 선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무관심이었다.
지난 2일 98금양호가 침몰하자 마자, 인천 중구는 사고수습대책본부를 설치해 실종자들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해경이 참여하지 않아, 반쪽자리 대책본부로 전락하고 있다. 중구가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문서 수발과 상황 전파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망·실종된 선원 가족들은 현재 합동분향실 설치, 사고 당시 해경과 97·98금양호 간 교신 기록, 선원들의 의사자 예우, 생활 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요구를 들어주는 이는 없다. 정부가 나서 이들의 아픔을 달래고 위로해야 한다.
선원 가족들을 더 이상 벼랑 끝으로 몰아서는 안된다.

/노형래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