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수첩 ▧ 노승환 정치부 기자
인천시가 6년 째 난항을 거듭해 온 도화지구 도시재생사업에 '극약 처방'을 내렸다. 가정오거리 '루원(Lu1)시티'에 이은 두 번째 재생사업인 도화구역의 착공을 앞두고 '도화 행정타운' 구상을 내놨다. 인천도시개발공사와 5개 산하기관을 도화구역 한 복판으로 옮기기로 했다. 현재 도화구역 개발안으로는 아파트든 상가든 성공적인 분양을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과거 참여정부 때 나왔던 행정중심 복합도시 구상의 인천판이라 할만하다. 공공기관을 옮겨 인구 유입을 꾀하려는 방법이다. 이런 처방은 이미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된 2005년 당시부터 예견됐다. 시는 경인고속도로와 경인전철을 따라 일곱 곳에 도시재생사업 지구를 동시에 지정했다. 지구 별로 최대 100만㎡에 달하는 넓은 면적이 설정됐다.

그러나 시는 도시재생사업을 한다면서 정작 새 건물 짓기에만 치중했다. 낡은 도심을 한 번에 밀어내고 40~50층씩 하는 고층 아파트·상가를 짓는다는 게 사실상 사업계획의 골자였다.

그 안에 누가, 언제, 어떻게 들어가게 할 지에 대해선 아무 계획이 없었다. 다른 재개발보다 상업·업무시설을 대량으로 지어 구도심의 활력을 되살리겠다고 했지만 구호 뿐이었다. 기업과 투자자를 데려오겠다고 했지만 시나 공공 사업자나 투자유치 담당기관이나 활동이 전무했다. 얼마 전까지 도시재생사업을 총괄했던 시 고위공무원은 재임 당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도시재생사업이 완성되면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선다. 일단 건물만 지어놓으면 여기에 들어오려는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걱정 안 해도 된다." 그 많은 건물을 채울 수 있겠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하지만 걱정은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로 됐다. 가정오거리 루원시티에선 고층 아파트·상가 분양이 불투명해 투자자 모집이 3년 째 제자리 걸음이다. 숭의운동장 사업지구도 같은 이유로 공사가 다섯 달이나 중단됐다. 일단 근사하게 지어놓으면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올 것이란 생각이 바로 두바이의 위기를 불렀다. 인천이라고 예외이겠는가.

공공기관 이전을 넘어 근본적인 재생사업 활성화 방안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