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철도 연변은 그 도시의 얼굴이다. 열차편으로 도시를 찾는 길손들에게 첫 눈길이 닿는 곳이 그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빌딩으로 가리워 있는 탓인지 아니면 철도의 태생적 속성탓인지 삭막하고 불결하다. 불량건물들이 질서없이 들어서고 영세 공장들로 어지럽다. 도시의 추한 모습을 모두 드러내고 있는 곳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마치 도시의 나신을 보여주는 몰골이다.

 인천시내 경인선이 지나는 연변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서 부평 주안 제물포역에 이르는 동안은 예전의 전원이었으니 별로 그렇지는 않았지만 그 이후부터-숭의 창영 화평 송월동 일대가 그러했다. 양켠에 공간이라도 있어야 나무를 심든지 단장을 하겠는데 운신을 못할 만큼 비좁아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 그러니 아예 차양판으로 눈가림을 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철로변은 숨기고 가리우는 곳이 아니라 차창으로 내다 보이는 곳이어야 한다.

 하긴 전보다 많이 정비되어 있기도 했다. 80년대 이후 철도변 가꾸기니 해서 정화사업을 전개한 결과 한결 정돈 되었다. 대충 무질서한 건물들을 헐어내고 공한지에는 나무를 심든지 담을 쌓았다. 현재의 도원역이 위치한 일대는 도로가 확장되느라 철도와 평행으로 지나게 되어 자연스럽게 철로변 가로공원으로 조성되었다. 벤치가 놓이고 각종 나무 특히 감나무를 식재 가을이면 빨갛게 익어가는 열매로 인해 보기에도 좋았다. 최근에는 진행중인 경인선의 복복선 확장공사에 힘입어 주변이 점차 정리되어 가고 있다. 다만 흠이라면 양켠으로 높다랗게 방음벽을 세우느라 터널 속을 달리듯 무미건조하다는 아쉬움이다.

 그런데 경인선 연변이 경관중심지구로 조성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인천발전연구원의 정책포럼에서 철로변은 물론 역광장에도 녹지대를 조성 공원화하여야 함이 강조되었다고 한다. 하긴 철로변 정비는 필요성이 강조되어 정화를 서둘렀었지만 그동안 부진했을 뿐이다.

 철도는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이다. 그런데도 너무나 오랫동안 방치해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