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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간의 대화나, 기업과 소비자 간 교류, 단체와 단체 간의 상징 교환에 이르기까지 통칭하여 문화현상이라 불리는 우리 사회의 단면이 더욱 복잡해지고, 또 다양화되고 있다. 혹자는 현대 정보사회가 고품질의 정보를 찾아서 습득하는 것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양질의 정보를 식별하여 취득하는 능력이 더 인정받는 사회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능력을 높이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이 무얼까 생각해 보면 바로 소통이 아닐까 한다. 그러면 소통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생각해 보면 대략 몇 가지 주제로 모아진다.

우선, 들을 때는 말을 할 생각을 지워버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하여 듣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이 잘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게 전달하여, 상대방의 생각과 행동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해 서로 잘 듣는 것이다.

사람은 들으면서는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가 말을 할 때 핵심을 건드리지 못하고 주변 내용만 맴도는 것은 잘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급적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압축하여 핵심 내용만 간결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하여야 한다.

효과적인 소통이 되기 위해서는 듣고 있는 사람이 의사표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 지를 파악해 가면서 적절하게 소통해야 하고, 상대방이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에는 소통의 방법과 내용을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상호작용을 통하여 소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대화 시간 중 70%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20%는 적절하게 질문을 던지며, 나머지 10%는 지금까지의 대화 내용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둘째는 말이나 글만이 소통이 아니라는 점이다. 보통 남자는 하루에 1만5천 단어를 말하고 여자는 3만 단어를 말한다고 한다. 이중 말의 전달효과는 얼마나 될까. 메라리언과 페리스란 연구가는 1960년에 시행한 실험을 통해 의사 소통의 내용을 살펴본 결과, 말이 10%, 목소리가 30%, 얼굴 표정과 태도가 60%를 차지한다는 공식을 제시한 바 있다.

목소리는 말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상대방에게 전달한다. 여기에다 음성의 높이와 크기, 깊이, 빠르기, 쉬기와 힘주기 등의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얼굴 표정과 태도는 상대방의 기대에 부응하여 호감도를 높이는 절대적인 요소이다. 사람은 낯선 상대를 만났을 때 짧게는 15초에서 길어도 50초 안에 '아, 이사람은 이런 사람일 것이다'하고 그 사람의 첫 인상을 결정한다고 한다.

세 번째는 일상의 작은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회사에서의 월례조회와 같은 공식적이고 일방적인 소통은 구성원들이 귀를 크게 기울이지 않는다. 일과성 이벤트보다는 일상속에서 아주 작고 의미있는 대화가 더 중요하다.

우연히 엘리베이터 안에서 옆 동료나 부하 직원에게 요즘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 일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애로 사항은 없는지 등 관심을 주고받는 잠깐의 대화가 필요하다.
 
/송영남 인천시도시개발공사전략기획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