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경제
리만브러더스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뉴 GM으로의 새로운 출범을 비롯하여 그리스 등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위기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기는 우리 경제에도 엄청난 파장과 우려를 낳았으나, 우려를 불식하고 최단기간 내에 위기에서 벗어난 국가의 전형적인 사례로 대외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내적으론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2009년도 실업급여 지급액은 전년대비 31.4% 증가한 4조1천164억원, 신규 실업급여신청자는 28% 증가한 107만4천여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실업문제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동안 우리는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하였고 그에 따라 국민총소득도 증가했으나, 국민이 느끼는 고용사정은 외환위기 이후 지난 10여년간 거의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성장하면 고용은 저절로 증가한다'는 기존의 성장우선정책의 틀이 '고용을 동반하는 경제성장'으로 정책기조가 바뀌고 있음은 긍정적 변화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주고 있다. 우리가 현재 안고 있는 고용확대라는 과제는 다양한 생각과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지난 100여년간 수학계의 7대 난제중의 하나였던 푸앵카레의 가설과 흡사하다 할 것이다.
최근 인천에서도 실업률 통계에 근거한 경제관련 우려도 없지 않으며 인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고용확대가 매우 중요한 과제의 하나임은 틀림이 없다. 실업률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귀담아 들어야 하며 우리 모두가 해결대안 마련을 위한 고민도 충분히 해야 한다.
그러나 사실과 진실의 차이를 간과한 채 우려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봐야 한다. 실업률이라는 단위통계는 사실(fact)이라 할 수 있으며, 전체인구 및 경제활동인구, 고용률 등 경제현황과 관련된 단위사실의 종합, 즉 단편적 사실의 집합은 진실(truth)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인천의 경제상황과 관련한 사실과 진실간의 관점 차이는 매우 크다 할 것이다. 단위사실만으로 보기보다는 전체적 진실에 의해 상황을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면, 사실과 진실간에는 극명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전국 6대광역시의 경제활동인구 조사통계를 보면, 2009년 2월부터 2010년 2월까지 15세 이상 인구는 10만300명이 증가(평균 0.01%p 증가)했고 인천은 전국의 35.9%인 3만7천명이 증가(1.7%p 증가)하여 6대광역시 평균 1만7천명의 2배를 상회했다.
또 경제활동인구는 총 11만2천명이 증가(0.02%p 증가)하였고, 인천은 전체의 56.2%인 6만3천명이 증가(4.86%p 증가)했다. 취업자의 경우 6대광역시 전체 8만6천명이 증가(0.01%p 증가)하였으며 인천은 39.5%인 3만4천명으로 6대광역시 중 대구에 이어 두 번째인 2.75%p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15세 이상 인구, 경제활동인구, 비경제활동인구의 절대규모나 증가율 구성비, 고용률, 실업률 등 각종 경제지표가 6대광역시 평균을 상회함은 물론, 6대광역시 중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현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선 제조업 가동률 및 설비투자 등 관련된 단위사실의 변화를 감안해 진실의 관점에서 좀 더 세심한 교차분석의 필요성이 있으나, 인천이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경제적 기회가 확대되거나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구직활동인구의 증가는 물론, 절대인구의 증가로 이어지게 되어 일시적인 실업률 상승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기회는 정체상태에선 절대로 오지 않으며 역동적인 변화 속에서만 확대되는 것이다. 100여년간 수학적 난제였던 푸앵카레의 가설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 끝에 풀린 것과 같이 단편적 사실만으로 판단치 말고 확대되고 있는 인천의 경제적 기회 속에 내재돼 있는 진실을 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이인우 송도테크노파크 사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