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여 한국기업 활동 … 거리만큼 가까운 사이
'새벽 한국에서 닭 우는 소리가 황해건너 중국에서도 들린다.'
이말은 한국과 중국 산둥성(山東省)이 지리적으로 얼마나 가까운지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대표적 말이다. 중국 산둥성은 한국, 특히 인천과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다. 이 지리적 이점 때문인지 산둥성의 칭다오(靑島)오와 웨이하이(威海)시는 중국내에서 한국교민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인천과의 관계

웨이하이 시는 1992년 한국과 중국의 국교수립 이전 1990년 9월15일 인천과 카페리항로가 개설되면서 교류가 시작됐다.
인천과 웨이하이시간 카페리항로 개설은 지난 1949년 한반도에 냉전시대가 시작된 이후 50여년 만에 교류가 재개됨을 알리는 역사적 사건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은 중국의 '죽의 장막'을 걷어 제치고 교류의 물꼬를 여는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다. 카페리를 타고 수많은 사람들이 인천과 웨이하이를 오갔다.
이어 칭다오 항로가 1993년 5월 개설되고 옌타이(煙臺) 2000년 10월, 스다오(石島) 2002년 7월 각각 카페리항로가 열렸다.
인천에서 산둥성을 잇는 뱃길은 모두 4개나 된다.
뱃길로 시작된 산둥성과의 교류는 현재 항공기를 통해서도 많은 교류를 벌이고 있다. 항공기로는 1시간권 거리가 중국 산둥성이다.
산둥성과 한국과의 교역규모는 연간 254억 달러. 이미 지난 2003년부터 일본을 추월해 산둥성 제1교역국이 한국이다.
인천시 자료에 따르면 산둥성에 투자한 인천기업은 모두 593건 12억6천만 달러, 한국 전체로는 233억2천만 달러에 이른다.
특히 칭다오 시는 한국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해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3천여 개 이상의 한국기업이 칭다오 시에서 활동하고 있다. 산둥성 전체로는 1만여 개의 한국기업이 있다.
한국과 산둥성이 교류를 시작한 것은 이미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보고가 신라방이란 한국인 집성촌을 만들었던 곳도 산둥성이었고 고려시대에는 교주시에 고려인 정착촌인 고려정관이 있기도 했다.
한국과 중국이 교역을 시작한 이래 예나 지금이나 산둥성은 한국의 중국진출 교두보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셈이다.
산둥성이 한국인들의 진출이 많은 것은 한국과 비슷한 해양성 기후에 사계절이 분명한데다가 농·수산물 등이 풍부해 자연환경과 생활이 국내에 다를 바 없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산둥성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산둥성이 외국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고국에 대한 향수병까지 잊게 해줄 정도"라고 말한다.
웨이하이 시의 한국기업들은 섬유, 의복, 신발, 완구에서부터 전자, 기계, 화학, 방직 등 다양한 업종에 진출해 있다.


'21세기 한국의 신라방' 웨이하이시

카페리항로 개설로 인천과 첫 물꼬를 튼 웨이하이시를 한국교민들은 '인천시 웨이하이구'라고 부르며 인천과의 끈끈한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천지개벽'이란 말은 지금의 웨이하이(威海)시와 과거 20여년 전과 비교하는 말로 딱 어울린다.
한중 단절 40여년의 장벽을 깨고 1990년 9월 개설된 인천∼웨이하이간 카페리항로는 중국 산둥(山東)성 동쪽 끝에 있는 조그만 어항도시였던 웨이하이시를 21세기 '한국의 신라방'으로 탈바꿈시켰다.
도시에 택시가 한대도 없어 시 정부나 당 간부들의 개인차량을 택시로 활용해야 할 정도로 빈약했던 도시가 바로 웨이하이시의 항로 개설 당시 모습이었다.
개설초기 인천지역 화교를 중심으로 한 보따리 상인들이 배에 타면서 웨이하이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가져오고 한국내 값싸고 질좋은 공산품들을 중국에 소개하면서 시작된 보따리 무역은 한중교역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이때 보따리 상인들을 통해 중국에 소개된 상품들이 좋은 평판을 받아 인천지역의 많은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는 기반을 다졌다.
웨이하이시에는 올 상반기까지 한국, 홍콩, 일본, 미국, 대만 등에서 모두 3천여개 이상의 외국기업이 43억 달러를 투자할 만큼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도심 곳곳에는 한국상품 전용판매점인 하이강다샤(海港大夏), 차이푸쾅창(財富廣場) 등의 대형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이곳은 한국산 의류에서부터 음·식료품, 생활용품과 심지어 의약품까지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웨이하이에는 웨이하이항과 스다오(石島), 롱청(榮城) 등 모두 3곳의 대외개방 항만이 있다. 이 항만 모두가 인천, 평택항과 뱃길로 연결돼 있다.
이 뱃길을 이용해 한국에서 들어오는 상품들은 다양하게 연결된 수송망을 통해 전국 전역으로 수송되고 있다.
웨이하이시는 카페리를 통해 21세기 중국 공업도시로 발전한 만큼 인천시와 더욱 적극적인 교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글·사진=백범진기자 bjpaik@itimes.co.kr



■중국 산둥성 일반현황

●위치: 북위 34°- 38°사이
(한국 중부 이남 지방과 동일 위도상 위치)
●면적 : 15만7천㎢(중국 전체면적의 1.6%)
●인구: 9천367만명(중국 총인구의 7.1%, 하이난성에 이어 2위)
●연평균 기후: 11-14℃
●행정구역= 17개시(市)(부성급시(副省級市) 2개, 성관할시(省管轄市) 15개, 31개 현(縣)급시, 49개구(區), 60개 현(縣)
●한국과의 관계
-한국과 산둥성 간 오랜 교류의 역사
-唐시대 이정기(고구려 출신), 장보고(신라 출신) 등이 산둥성에서 활동
- 칭다오시(교주)에 북송시대 고려정관 (고려인 정착지) 소재
●한국의 대 산둥성 투자 현황
- 실제 투자액 누계 : 233억2천만 달러,
- 한국의 전체 대중국 실제투자액 385억8천만 달러의 60.4% 차지
- 한국기업 1만여개 소재
●우리 국민 체류자(교민) 수 : 약 18만명
●조선족 동포 약 20만 명 별도 거주
●중국 省중 한국과 최다 자매결연관계 체결(한중 각 24개 도시)
●주칭다오총영사관(1994.9.12 개관)은 산둥성내 유일한 외교공관
●한-산둥성 약사(略史)
-1994. 4월 주칭다오총영사관 개관
-1994. 12월 칭다오-서울 항공노선 개통
-1995. 6월 한·중 해저통신케이블 칭다오 상륙
-2001. 6월 칭다오-대구 항공노선 개통
-2006. 4월 총영사관 신청사 입주
-2006. 6월 한국-산둥성 항공자유화에 관한 양해각서 서명·발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