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인천 앞바다에 조력발전소를 건설하자는 인천시와 국토해양부의 계획이 계속 비판을 받으면서 반대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강화조력발전소 건설계획을 인천시가 발표했을 당시만해도 반대여론이 극심하지 않았지만 국토부가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인천만에 대규모 조력발전소 계획을 내놓자 인천시가 공식 반대입장을 표명하면서 어민들이 직접 반대시위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인천시는 되고 중앙정부는 안된다는 주장도 이상하지만 이번 기회에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생태계를 크게 훼손시킬 수 있는 대규모 토목사업을 서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계획하고 추진하는 한국적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조력발전소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완공시킨 프랑스를 비롯해 선진 각국에서는 해양생태계가 크게 훼손되는 조력발전소 추가 건설을 보류하고 있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들 선진국에서는 조력발전 대신 태양열, 풍력, 그리고 지열발전을 환경친화적 에너지로 간주하고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또한 국가 차원의 신생에너지 개발 계획에 따라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여론 수렴과정을 거쳐서 사업을 집행해 나간다. 정치권은 물론 환경단체와 연구기관이 토론과 검증을 거쳐서 사업계획을 점검하면서 해당 지역주민들의 동의를 받아내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도 국가 차원의 마스터플랜과 이해집단과의 협의도 없이 건설업자들의 제안을 덥석 받아 사업을 추진하는 정건(政建)유착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이번 기회에 세계적인 인천 앞바다 갯벌을 막게 되는 조력발전 계획이 차분하게 재검토되었으면 한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