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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마다 얼굴 알리기에 바쁘다.

이미 거리마다 대형 현수막이 즐비하고 어깨띠를 두른 채 명함을 나눠주는 예비 후보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늘 그랬듯이 후보들은 선거철만 되면 단골손님인 양 재래시장을, 경로당마다 찾아다니면서도 효자인 양 자신의 이미지를 미화하게 된다.

하지만 명함은 금세 길바닥을 나뒹굴게 되고 이름 석 자 기억해주는 이들을 찾기 어렵다.

국민들의 정치 무관심이 갈수록 더 한 데다 8매나 되는 투표용지를 받아들게 될 유권자가 수많은 후보자들을 일일이 기억하긴 어렵다.

이 때문인지 오프라인에서 풀죽은 선거전이 온라인에서는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과거 정보통신을 이용한 사례는 전화나 이메일,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선거운동을 벌였지만 수신자의 불쾌감으로 인해 오히려 역효과를 내면서 대안이 필요했다.

지난 5·31지방선거 당시 후보자들 사이에서 미니홈피가 인기를 끌긴 했지만 표를 얻는데는 별 소득이 없자 이번에는 블로그가 절대 강자로 부각됐다. 최근 들어 홈페이지보다 개설 수가 더 많다고 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블로그.

개인은 물론 기업이나 기관에서도 블로그를 홍보수단으로 곧잘 이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아쉽지만 온라인 홍보를 해야겠다는 성급한 마음에 너도나도 블로그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지만 효과는 낙관적이지 않다.

거의 모든 후보자들이 이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만 개설만 해놓고 제때 업데이트를 하지 않거나 유권자를 자극할 만한 정보 부재 등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해 유명무실한 상태다.

온라인 선거전을 어떻게 펼쳐야 한다는 알고리즘을 이해하지 못한 채 무작정 덤빈 결과다.

물론 일부 선거홍보기획사에서 블로그 마케팅에 뛰어들었지만 디자인을 비롯한 초기 세팅에만 주력할뿐 유권자 확보란 당초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

블로그 선거 마케팅을 성공하려면 ▲유권자를 유도하고 ▲머물게 하고 ▲재방문토록 해야 한다.

그러나 후보자들의 바람과는 달리 블로그는 본인의 치적과 자랑으로 가득 차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받는가하면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남이 하니까 하긴 해야겠고…."

후보자들 대부분이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다 보니 블로그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거나 마케팅 방법을 몰라 태그(tag)에 홍보단어만 나열하는 불쌍한 형국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기초자치단체장 후보급 이상은 온라인 홍보를 위한 마스터(master)를 두고 있긴 하지만 블로그 마케팅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무작정식의 포스팅은 뻔한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선거는 제한된 시간과 비용, 인력으로 치러야 한다.

한 사람의 유권자라도 잡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무분별한 온라인 홍보는 시간과 돈, 체력 낭비로 이어진다. 오랫동안 숙고해 캐치프레이즈를 정하던 것처럼 본인만의 차별화된 온라인 홍보 방법을 찾길 바란다.
 
/김현락 경인애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