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현장
꽃샘추위에 시린 손을 비비며 여느 날과 다름없이 출근하던 중 특이한 제목의 책 한권이 눈에 잡혔다. 문화관광체육국이 있는 시청본관 5층에 각종 문화행사 소식지와 관광홍보물이 비치된 '문화·관광·체육 정보마당'이라는 진열대에서 눈에 확 뜨인 것은 다소 당돌한 제목의 '인천에 미치다'라는 관광안내 책자였다.
과연 지금 관광객들이 인천에 미치도록 빠져들고 있는지 아니, 인천이 그렇게 매력이 넘치는 도시가 된 것인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과거 인천의 문화나 관광여건은 참으로 열악했다. 기껏해야 송도유원지, 자유공원, 월미도 정도로 초등학교때는 월미도,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엔 6년간 매년 송도유원지로 소풍갔던 기억이 난다. 서울사람에게 물어보면 인천은 젊었을 적 데이트할 때 기차를 타고 가 본 송도유원지의 아련한 기억밖에 생각이 안난다고 한다.
천혜의 섬들인 옹진과 지붕없는 박물관인 강화가 인천의 식구가 되고나서야 비로소 문화나 관광이란 단어가 피부로 다가오고 시정의 주요시책으로 추진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용유무의 관광단지, 송도관광단지, 운북관광단지 등 인천의 관광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인천시는 많은 노력을 해왔고, 어느 정도 관광인프라가 확충되었다고 생각한다.
마에스트로 정명훈씨가 지휘하는 인천&아츠사업, 아시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공연을 비롯해 첫 콘서트 공연도 있었고, 한국이민사박물관, 검단선사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국제도시의 기본 인프라인 송도컨벤시아도 개관했다. 106년 만에 개방한 팔미도 등대에서 새해 아침을 맞이한 2009년이야말로 인천이 관광도시로 재탄생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우선 부족한 숙박수요를 충족할 특급관광호텔이 4곳이나 오픈했으며, 한세기 동안 창고로 방치되다시피 한 창고건물을 예술가들의 입주창작공간과 전시기능을 담당하는 인천아트플랫폼으로 아름답게 리모델링했다. 어디 그뿐인가. 밀라노디자인시티 트리엔날레, 투모로우시티, 컴팩스마트시티가 속속 관광객을 맞이했으며,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견줄 우리나라 최초 해수공원 송도센트럴파크를 개장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랜드마크인 인천대교가 역사적인 개통을 했다.
올해도 우리는 관광형 모노레일을 준공하고 개항장의 보고인 근대최초사박물관, 강화역사박물관이 개관하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을 착공한다.
내년에는 골프의 황제 잭니콜라우스가 직접 설계한 잭니콜라우스 골프장에서 PGA 골프대회가 열린다. 또 2012년에는 파라마운트 테마파크, 로봇랜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 버금갈 IFEZ아트센터가 개관하며, 2014년 아시아인의 최대 축제인 아시아경기대회가 인천에서 펼쳐지는 등 숨 가쁜 사업(시립미술관 건립, 151층 인천타워 등)들이 차질없이 추진될 것이다.
이쯤이면 인천도 문화관광의 선진도시로 그 어느 도시와 견주어 부끄럽지 않지 않은가 하는 자부심을 가져본다. 인천은 인구 270만명을 넘어서면서 벌써 서울, 부산에 이은 3대도시로 떠올랐다. 하지만 인천은 자만하지 않고 단순히 인구만으로 국내 최대도시가 되겠다는 포부도 역시 가지고 있지 않다. 단지 세계 주요도시들과 나란히 서는 쾌적하고 살기 좋은 명품도시를 꿈꾸고 있다.
우리가 전방위적으로 개발하고 구축하고 있는 문화관광의 시책은 시민의 삶을 여유롭고 풍요하게 하기 위한 것이 시작이며 또 궁극적인 목표다. 시민들이 인천에서 사는 것이 만족스러울 때, 자연스럽게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관광산업은 활성화될 것이다.
몇 년 전 베스트셀러로 유명했던 책 제목처럼 인천에 미쳐서(狂) 그 원대한 목표에 미치도록(及) 명품 문화관광도시를 꿈꾸고 만들어나가야 한다.
 
/황의식 인천시 문화관광체육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