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일촌맺기 - 일본 기타큐슈
인천과 기타큐슈(北九州)시는 오래 전부터 교류를 해온 사이다. 인천시가 일본·중국 등지의 다른 도시와
교류하는 경우는 많지만 기타큐슈와는 그 어느 도시보다 각별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인적교류는 10여 년간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계속돼 왔다. 인천시 국제협력관실에는 기타큐슈시에서 나온 계장급 직원이 인천과 대화통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역시 인천시 6급 공무원이 기타큐슈시 아시아교류과에 나가 일본과의 소통에 땀 흘리고 있다.

수십 여개의 교류도시 가운데서도 매우 특별한 사이인 셈이다. 이후 인천과 기타큐슈시는 102차례에 걸쳐
경제·행정·문화 교류를 해왔다. 로봇 관련 사업유치 설명회, 기념사업, 일본 인천인회 구마모토대회 등이 그것이다. 이와 함께 동아시아경제교류추진기구 회의가 23회 열렸으며 주요인사의 상호방문이 13차례에 달한다.


인천과의 관계

인천과의 자매결연은 지난 1988년 12월 체결됐다. 당시 인솔단장이었던 후쿠오카현 지사는 인천을 방문 국제도시간 자매결연을 희망했다. 이후 기타큐슈 부시장일행이 북인천JC와 기타큐슈JC 자매결연 조인식에 참석차 방문하며 두 도시간 자매결연에 대한 구체적 협의를 벌인다. 그해 7월 기타큐슈 개청 25주년 기념시에 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인천시립무용단이 공연을 펼쳤고 10월에 내무부에 국제도시간 자매결연 승인을 요청했다. 12월 내무부 승인이 떨어진뒤 12월20일 자매결연이 체결됐다.
인천시와 비슷하게 기타큐슈시는 지난 2006년 3월 신공항을 개항했다. 인천과 기타큐슈시를 잇는 제주항공이 주3회 정도 오가는 중이다. 이밖에 히비키 컨테이너터미널과 기타큐슈 학술연구 기관을 운영 중이다.


기타큐슈는 어떤 도시인가

기타큐슈는 일본의 4대 공업지대 가운데 하나이다. 1901년 동양 제일을 자랑하는 관영 야하타제철소 창업을 계기로 철강, 화학, 금속, 요업 등의 소재형 산업이 집적함에 따라 4대 공업지대가 됐다.
기타큐슈는 특히 '새로운 환경수도'를 목표로 도시레벨에서의 자원·에너지의 순환과 새로운 산업창출을 도모할 '에코타운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자원순환형 사회의 구축을 진척시키는 동시에 환경오염을 극복한 기술과 경험을 살려 환경개선을 위한 국제협력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기타큐슈시에는 국영 야하타제철소 창업 이래 한세기가 넘는 '제조업'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기술과 인재가 넘치며 기타큐슈공항이나 히비키나다 대수심 항만과 같은 산업을 지지하는 교통·물류기반이 잘 정비돼 있다. 또 산업의 두뇌 부분이 되는 지적기반도 충실하며 반도체·자동차 관련 기업이 집적돼 새로운 제조업도시로 비상하고 있다.
기타큐슈시 주변에는 특히 자동차제조 대기업들의 최신예 공장이 입지해 있어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기도 하다. 이 도시는 일본에서도 유수한 반도체산업의 집적지로서 '실리콘 아일랜드'라 불리는 큐슈에서 전체 10%를 차지하는 반도체관련 기업이 입지해 있다. 이 때문에 반도체설계 관련기업 진출이 잇따르고 있으며, 이미 기타큐슈 학술연구도시를 중심으로 많은 기업이 들어서 있다.
기타큐슈시에는 세계적인 산업용 로봇 제조기업이 위치한다. 로봇 벤처기업이 신형 로봇을 잇달아 발표하는 등 로봇관련분야의 기술개발이나 제품화의 움직임이 활발한 모습이다. 학술연구에 있어서도 시를 중심으로 로봇관련 기술의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대학·연구기관이 집적돼 있다.
특히 (재)기타큐슈 산업학술 추진기구(FAIS) 로봇개발 지원실을 중심으로 로봇산업 진흥 추진모체가 될 '기타큐슈 로봇 포럼'을 설립해 로봇개발, 실증화, 제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녹색도시로 변모

1960년대, 일본의 급격한 경제성장 과정에서 기타큐슈시는 일본 4대 공업지대의 하나였다. 이에 따른 대기와 수질의 오염으로 도카이만은 공업폐수와 생활폐수에 의해 '죽음의 바다'라고 불릴만큼 환경오염이 극심해진다. 이에 시민, 기업, 연구기관, 행정이 혼연일체가 되어 공해 극복에 나선다.
1971년, 기타큐슈시는 정부기관인 환경청이 설치되기에 앞서 공해대책국(현·환경국)을 설치하고 중앙정부의 법률보다 엄격한 '기타큐슈시 공해방지 조례' 등을 책정한다. 더불어 시내 주요 기업에 대해 공해방지에 관한 협정체결 등 각종 시책을 속속 실시하고 '그린 기타큐슈 플랜'에 의한 대규모 도시 녹화도 추진한다.
이런 공해방지·환경보전 시책과 기업 및 시민의 환경보전에 대한 노력은 마침내 결실을 맺는다.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는 1985년의 환경백서에서 '회색의 도시'로부터 '녹색의 도시'로 변모한 기타큐슈시 환경개선을 전세계에 소개하기에 이른다.
이는 다양한 환경보전기술로 이어졌다. 기타큐슈는 환경오염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공해대책이나 에너지효율 개선 등의 경험과 기술을 살려 다양한 환경 개선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 국제협력분야에서 기타큐슈 역내 200여개 기업, 학술기관, NGO, 행정기관 등의 광범위한 지원 아래 지금까지 143개국, 총 4천52명(2005년 3월말 현재)의 국제 연수원을 받아들임과 동시에 전문가를 각국에 파견하고 있다.
이런 공해 극복과 환경 국제협력 활동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아 1990년, 유엔 환경계획(UNEP)으로부터 '글로벌 500'을 수상한다. 1992년에는 브라질에서 개최된 '환경과 개발에 관한 유엔 회의'(UNCED:지구서밋)에서 '유엔 지방자치단체상'을 받기도 한다.
개발도상국에 있어서의 환경개선에 관한 계발이나 구체적인 기술지도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기타큐슈는 환경에 관한 국제회의와 세미나를 적극 개최하고 있다. 2000년 9월 유엔 아시아 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 제4회 환경과 개발에 관한 각료회의(ESCAP·MCED4) 개최가 그것이다. MCED에서는 '깨끗한 환경을 위한 기타큐슈 이니셔티브'가 승인돼 2001년, 기타큐슈 이니셔티브 네트워크가 창설되기도 했다.
특히 2002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 '지속 가능한 개발에 관한 세계정상회의'(WSSD: 요하네스버그 서밋)에 행정, NGO, 학생 등 많은 관계자가 참가해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어필했다.


폐기물사업에도 노력

대량생산, 대량소비 그리고 대량 폐기로 인한 방대한 쓰레기의 증가에 대해 기타큐슈시는 환경·재활용산업 진흥을 기둥으로 하는 '기타큐슈 에코타운 플랜'을 책정, 1997년 7월, 정부의 승인을 받는다. 에코타운 사업이란 모든 폐기물을 다른 산업분야의 원료로 활용함으로써 가능한 한 폐기물이 제로가 되도록 해(제로·에미션) 자원순환형 사회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기타큐슈 에코타운 사업은 현재 본시 북서부 히비키나다지구를 중심으로 가전·자동차·페트병 외 많은 구체적인 재활용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이 구역에는 또 기업이나 대학 등이 연계해 최첨단 폐기물처리 기술과 재활용기술의 연구개발을 하는 시설이 모여 있어 새로운 환경관련산업 창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시내의 산업인프라 활용과 상호협력 등을 통해 도시 레벨에서의 자원·에너지 순환을 비롯해 새로운 산업 창출을 도모하기 위한 '에코·콤비나트(combinat) 구상'을 추진해 시내 산업계 전체의 친환경 활동 촉진 등 폭넓은 시책에 의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진국기자 blog.itimes.co.kr/freebird·사진제공=인천시


■기타큐슈(北九州)시 일반현황

●위치: 도쿄에서 서쪽으로 1천100㎞떨어진 큐슈 북단 후쿠오카현
●행정구역: 모지구, 코쿠라북구, 코쿠라남구, 와카마스구, 야하타동구, 야하타서구, 토바타구 등 7개
●인구: 982,718 명(2008년 기준)
●연간 평균기온: 16℃ 정도로 따뜻한 날씨
●자매·우호도시: 3개국 4개도시로 한국의 인천, 중국의 대련시, 미국의 워싱턴주 타코마시·버지니아주 노퍽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