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미로 빚은 명품 막걸리
道농기원, 자색고구마 막걸리 개발 … 배혜정누룩도가 생산

맛·목넘김·영양 탁월 … 일본 등 외국서 인기 '세계화 한몫'




막걸리도 이제 품질인증 시대가 왔다. 저렴한 술값에 저렴한 원자재를 써 막걸리를 빚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원자재만 사용한다. 명품화 바람이다.
그 중심에' 배혜정 누룩 都家'가 있다. 이 업체는 도내에서 쌀막걸리 열풍의 선봉이라 평가 받는다. 현재 막걸리 시장에서 수입쌀과 밀가루가 막걸리 원료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수입쌀과 국내 쌀의 가격차이가 크기 때문인데 수입쌀의 경우 700원 국내산은 2천100원으로 3배 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업체는 남들이 막걸리를 생산해 내며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원자재인 경기미를 선택했고 그 성과는 대단했다. 경기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 대해 최고 품질을 인증하는 '경기도G마크 인증마크'까지 따냈다. 막걸리도 품질을 인정받은 것이다. 특히 G마크를 인증 받은 후인 올해 초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2010 재외공관장회의'에서 배혜정누룩도가의 '배혜정 호랑이 막걸리'가 건배주로 선택되기도 했다. 막걸리에 대한 이야기와 '배혜정누룩도가'가 빚는 다양한 G마크 인증 막걸리를 글로 소개한다.

● 전통주 막걸리
이 술은 그 맛이 다양하듯 불리는 이름도 많다. 희다 해서 백주(白酒), 탁하다 해서 탁주(濁酒), 집집마다 담가 먹지 않는 집이 없다 해서 가주(家主), 농사지을 때 새참이라 해서 농주(農酒), 제사 지낼 때 제상에 올린다 해서 제주(祭酒), 백성이 가장 많이 즐겨 마시는 술이라 해서 향주(鄕酒),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라 해서 국주(國酒)라고 한다.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술이 이화주(梨花酒)라는 탁주이며, 종묘제례에서 제주로 사용하는 술이 바로 막걸리다. 쌀로 누룩을 빚어 배꽃이 필 무렵 술을 담근다해서 붙여진 이름이 이화주는 그 빛깔이 배꽃과 같아 이화주라는 이름에 딱 어울리는 술이다.
막걸리는 여름철 더위와 갈증을 씻기 위해 마시는 음료이자 농번기에 기운을 돋우는 영양간식으로서 땀 흘리고 일한 농부들의 갈증을 덜어주는 농주로 애용돼 왔다.
그런 막걸리가 요즘 명품화되고 있다.
청와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공식 건배주로 사용될 정도다. 일본과 미국 등지에 수출되는 효자품목이기도 하다.

● 명품 G마크 막걸리의 시작
경기쌀과 여주 자색고구마로 만든 선홍빛깔 고운 막걸리는 우리 농업기술에 의해 탄생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의 20여개월에 걸친 연구 끝에 개발된 것.
농기원은 하얀 배꽃과 같은 탁주, 황금빛 가득한 청주 등 우리 전통주는 곱고 다양한 빛깔을 착안, 술이 될 수 있는 여러가지 농산물을 가지고 술을 만들다보니 고운 빛깔의 술들이 만들어지게 됐고, 그로부터 빛깔에 연구를 집중해 자색고구마 막걸리가 탄생됐다.
와인보다 고운 빛깔의 자색고구마 막걸리는 속까지 선명한 보라색을 띄고 있고, 당도는 낮은 편이지만 영양분이 뛰어나며 항산화 효능이 뛰어난 안토시아닌 색소의 함량이 높아 웰빙 먹을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도농업기술원은 자색고구마 막걸리 개발로 인해 향후 연간 30t 이상의 경기쌀과 10t 이상의 자색고구마가 소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색고구마에 포함된 안토시아닌 색소는 세포의 노화방지 및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작용, 발암 물질의 작용을 억제하는 항변이원성 작용, 고혈압·동맥경화·심근경색을 일으키는 변화요소 억제작용 등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간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간기능 개선효과로 지방간, 간경화 및 알코올성 질환에 좋고 음주 후 간에서 분해되는 알데하이드류를 신속히 제거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빠른 숙취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이 밖에도 뇌의 대사기능 증진 및 치매예방, 시력개선 효과도 있다.

● 기술이 명품 막걸리를 만들다
농업기술원에서 개발된 자색막걸리 제조기술은 약 20개월에 걸친 연구결과로 모든 과정을 단순화시켜 제조과정 효율화는 물론 색의 안정성 및 상품성을 극대화시켰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일반 자색고구마 막걸리 제조과정의 경우 고구마를 삶아 으깬 후 덧술에 첨가하는 방식으로 복잡한 여러 단계를 거친다.
하지만 농기원은 자색고구마를 세척 및 세단해 삶지 않고 직접 덧술에 투입하는 단순한 방식을 개발했고, 이는 곧 공정 단순화로 연결돼 인건비와 연료비를 감소시켰다.
특히 고구마를 삶지 않고 직접 덧술에 투입하는 기술 개발은 자색고구마의 발색 및 색의 안정성을 증대시켜 안토시아닌 성분의 파괴를 최소화 시켰단 평가를 받고 있다.
자색고구마 막걸리는 일본에서 꽤 유명하다.
이에 앞서 농기원은 자색 막걸리 제조기술을 배혜정누룩도가에 향후 5년간 판매액(과세표준)의 1%를 기술사용료로 받는 조건으로 이전했다.
제조기술을 이전받은 배혜정누룩도가는 알코올도수 8도의 자색막걸리 6t가량을 우선 제조해 일본에 시범 수출했고 올해에는 250t가량을 수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몸 챙기는 술 '배혜정 누룩 都家 막걸리'
배혜정누룩도가에서 만드는 막걸리는 몸에도 꽤 좋다.
이중 부자쌀막걸리는 생쌀발효제법으로 담가 넘김이 부드럽고 텁텁함과 잔감이 없는 것이 특징인 막걸리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우리 고유누룩의 향을 은은하게 느낄 수도 있다. 특히 이 막걸리는 유해한 메탄올 함량이 적어 몸에 좋은 술이다.
고려시대부터 기록으로만 전해오던 쌀과 포도로 빚은 전통탁주를 배혜정누룩도가의 노하우로 빚어낸 신개념 쌀포도탁주 '새색시'도 있다.
또 '부자10도'는 흰색이 가라앉는데 그것은 쌀의 발효과정에서 생긴 자연당, 효소 등 각종 영양소 및 다량의 식이섬유가 포함되어 장기능을 활발하게 함으로써 변비 또는 비만예방에 좋다.
특히 효소는 고칼로리의 육류 섭취시 단백질 분해작용을 돕는 역할을 한다.
피로회복에 좋은 술도 있다. 부자매실이다.
경기미와 매실농축액을 사용해 빚은 술로 고급탁주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매실은 무기질, 비타민, 섬유질, 칼슘 등 영양소가 풍부한 열매로 식욕을 돋우는 기능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막걸리는 외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 전통주가 세계화되고 있는 것이다.

/글=김영래기자·사진=김철빈기자 blog.itimes.co.kr/y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