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본 곳은 어디일까? 그 중 하나는 연세대임이 틀림없다. 연세대 송도캠퍼스는 인천시로부터 61만5천㎡를 원형지 공급가로 분양을 받고 그 땅에 일부분을 아파트로 개발해 그곳에서 나오는 개발이익금으로 캠퍼스를 조성하는 특혜를 얻었기 때문이다.
3월3일 연세대 송도캠퍼스가 봉헌식을 한단다. 인천시는 연세대가 봉헌식을 한다는데 자꾸 개교식을 한다고 홍보 중이다.
처음에는 '환영, 제2의 인천상륙작전-송도에 연세대가 개교합니다!'로 연세대를 맞이하려던 인천시의 홍보 캐치프레이즈가 적절성 논란이 일자 '인천교육도시의 청신호, 인천송도에 연세대가 개교합니다!'로 바꾸어 인천시 전역에 614개의 홍보용 플랜카드를 무분별하게 게시했다가 며칠도 되지 않아 선거법 위반논란으로 철거하였다.
연세대가 할 일을 인천시 스스로 대대적인 홍보를 해주려 했던 의도는 무엇일까? 그 의도는 홍보문구에 잘 나타났다. 인천은 누구나 상륙작전하 듯 넘볼 수 있는 전쟁터라 생각하고 있거나, 교육정책 부재도시이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도시라는 말로 들린다. 그런데 이런 발상이 인천시에서 나왔다는 것은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의 시정부는 지난 10여년 동안 인천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부하면서 외부대학 하나 유치한 것으로 기존의 인천을 비하하는 뉘앙스가 풍기는 문구를 써가며 연세대의 인천 입성을 찬양하고 있는 것은 시정을 과대 홍보하려는 것이거나 글로벌 캠퍼스에 변변한 외국대학 하나 유치하지 못한 궁색한 변명이라는 생각을 자꾸 들게 한다.
신설 약대 유치전에서 인천대는 1차 탈락되었고, 급기야 2차 선정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인하대가 탈락되는 일이 발생했다. 그리고 가천의과대에 25명, 연세대에 25명이 배정되었다. 학과를 운영하기조차 힘든 25명이라는 학생수를 쪼개면서까지 신설 약대가 연세대에 선정된 이유도 석연치 않다. 애당초 약대가 없는 지역에 우선적으로 50명의 정원을 약속한 보건복지부의 원안대로라면 연세대는 당연히 배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학부 이전 등 대학배치에 대한 적극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못한 연세대는 약대 신설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후문이었고, 아직 개교도 하지 않은 대학에 약대 신설을 배정할 수 없음에도 편법까지 동원하여 연세대에 약대 신설을 허용했다는 정치적 고려설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설득력 있는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천시도 시립 인천대가 적극적으로 신설 약대를 유치할 수 있도록 도왔어야 함은 물론 제반 여건이 잘 갖춰진 인하대 등 지역대학이 우선배정되도록 노력했어야 함이 당연한 일인데 중앙정부의 소관이라며 방기했음은 물론 암묵적으로 연세대를 지원했다는 소문이 무성한 것에 대해 인천시는 해명해야 할 것이다.
이번 신설 약대에 선정된 연세대 송도캠퍼스를 바라보면서, 연세대 송도캠퍼스는 우리 인천에게 무엇인가? 그리고 인천은 누구나 상륙작전 하듯 쳐들어와서 자기들 맘대로 헤쳐 놓을 수 있는 곳인가? 라는 격한 자문을 해 본다.
지난 십여 년간 인천을 돌아보자. 인천 앞바다와 산, 그리고 구도심과 개발현장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온통 망신창이 되었는데도 '글로벌', '경제자유구역', '명품도시'라는 말에 매몰되어 허상을 바라보며 살지는 않았는지 되돌아 볼일이다.
또한 지역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중앙정부의 영·호남과 충정지역에 대한 지역안배 정책이 무수히 쏟아져 나올 때 마다 아무런 소리도하지 않고 대승적 차원에서 참고 견뎌 온 인천이 이제는 정말로 홀대받는 지역으로 전락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현 정부에서 개각설이 나돌 때마다 인천출신인사가 거명된 것을 한 번도 들어볼 수 없었던 것은 그에 대한 방증이 아닐까싶다.



/박상문 지역문화네트워크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