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8시30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36 교원공제회관앞 지하 공동구에서 불이나 주변 아파트와 사무실 빌딩에 전기공급이 끊기고 여의도 일대의 전화가 불통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하 1.5m 깊이로 매설된 공동구에는 15만4천볼트 짜리 배전선로를 비롯, 유선방송 케이블, 초고속 광통신망, 상수도관, 난방용 온수관 등 각종 중요시설들이 묻혀 있다.

 이 불로 통신케이블이 불에 타 여의도 일대 전화 2만회선이 전면 불통됐으며 KBS위성 1·2방송의 송출이 오후 11시1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30분까지 2시간20분 동안 중단됐다.

 특히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인근에는 전선 피복이 타면서 시커먼 유독가스가 뿜어져 나와 주민들의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였으며 교통 신호기가 작동하지 않아 교통 혼잡까지 빚어졌다.

 또한 인근 백조, 미성, 광장아파트 5천여 가구와 산업은행 여의도지점, 교보증권, 휴렛패커드 빌딩 등에 한때 전기 공급이 끊겨 자체 발전기를 가동했으며 한국전력은 피해 지역 인근 변전소에서 전력을 끌어와 자정께부터 전력 공급을 재개했다.

 詩성, 광장 등 일부 아파트의 경우 엘리베이터가 운행중 멈춰서 곳곳에서 주민들이 10여분씩 갇혀있다 구조되기도 했다.

 불은 발생한 뒤 5시간이 지난 19일 오전 2시께에도 완전히 진화되지 않아 곳곳의 환기구를 통해 검은 연기가 계속 새어 나왔다.

 申조아파트 관리사무소 이모(31)씨는 『갑자기 정전이 돼 아파트 밖으로 나가보니 지하 공동구에서 기침이 날 정도로 독한 가스가 나오면서 주위를 검게 뒤덮었다』고 말했다.

 불이 나자 소방서측은 소방차 62대와 고발포화학차 1대를 동원, 공동구에 분말소화재를 뿜어대며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유독가스가 자욱한 가운데 공동구 입구가폭 2m 정도로 비좁아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소방관 1명이 타박상을 입기도 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지하에서 화재가 나 정확한 피해 상황이 집계되지 않고 있다』며 『전기공급은 대부분 자가伸전으로 별문제가 없지만 전화선 복구에는 상당기간이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서측은 사고당시 공사를 하지 않았고 외부인의 침입흔적이 없는 점등으로 미뤄 전력 케이블 과부하로 합선이나 누전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