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면서 가능한 거짓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거짓말은 사람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어두운 마음은 앞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만든다. 온 세상이 다 혼탁해도 오직 역학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은 홀로 맑고 밝아야 한다. 왜냐하면 마음이 어두우면 천지가 희미하게 보이므로 무엇이 선(善)인지 무엇이 악(惡)인지를 구분하기가 어려워 사물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십여 년 전 어느 역학 잡지에서 읽은 내용인데 요즘도 그러한 사태가 성행하고 있는 때라 웃지 못 할 엄연한 현실이어서 여기 소개해 볼까 한다. 그에 이름은 역술인 사이에서는 꽤나 알려진 인물이라고 하는데 가히 그의 행적은 엉뚱한 면이 많았다. 그의 카리스마적인 인상과 엽기적인 행위는 똑똑하다는 사람들도 그의 입담에 많이 당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런 일화가 있었다. 모 행정직에 계신 분이 하루는 그를 찾아와 "저희 큰 아들이 집을 나갔는데 언제 돌아오겠습니까?"하고 물었다. 어떻게 왔던 일단 그에게 가는 사람은 그의 현란한 입심에 속아 고액을 내게 되어 있는데, 많은 돈을 받고서 모월 모일까지는 아들이 꼭 돌아올 것이다 하고 보냈다. 그는 아들이 스스로 돌아 올 요행만을 바라고 충분히 넉넉한 날짜를 잡았지만, 막상 약속한 날짜가 다가오자, 그는 자기의 거짓 행각이 탄로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아들이 돌아온다는 날짜가 다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그 분은 시무룩하여 다시 그를 찾았다."아직 소식이 없는데요"그때 그는 기발한 연극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아들이 집으로 돌아올 날짜가 다 되어 제가 다시 점을 쳤더니 집에 돌아오면 집안의 기운과 맞지 않아 몇 달 못 살고 곧 죽게 될 운세입니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이 일을 어쩌지요?"라고 하자, 말을 다 듣고 난 그 분은 심각하게 생각했다. 무엇보다 현재 극도로 악운이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온다 해도 조상의 업보로 몇 달 못 살고 죽게 되니 차라리 지금 돌아오지 않는 것이 낫다고 그럴듯하게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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