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경에 대한 혈액공급이 감소하면 안압(眼壓)상승과 마찬가지로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안과 김동명 교수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시신경 주위에 혈액공급을 감소시키면 눈 속에 있는 유리체에 신경세포 독성물질인 흥분성 아미노산이 증가, 녹내장이 생길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안과분야 권위지인 「아카이브즈 오브 옵살말러지(Archives of Ophthalmology) 4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녹내장은 시신경의 신경조직이 없어지면서 시야 결손을 보이다 말기에 시력이 감소하는 질환으로 일단 감소한 시력은 회복되기 어려워 조기발견, 치료가 중요하며 안압이 높아지는 것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녹내장 치료에서 안압이 적절하게 조절된 뒤에도 녹내장이 계속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전문가들은 안압 외에 다른 원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김교수팀은 혈관수축제를 실험동물의 시신경 주위에 주입, 혈액 공급을 감소시킨 결과 유리체에 흥분성 아미노산이 정상보다 약 3배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안압이 높은 녹내장 환자의 유리체에 흥분성 아미노산이 증가하는 것은 알려져 있었으나 이런 현상이 시신경에 대한 혈액공급 감소때문에 일어난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으로 밝혀진 것이다.

 김교수는 『신경세포에 대해 독성을 가지고 있는 흥분성 아미노산이 안압의 높이에 관계없이 녹내장 발생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