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대해 일본이 저질러온 온갖 과오와 만행을 충격적인 언어로 고발한 일본 작가의 시집이 국내 시단의 원로 김광림씨의 번역으로 발간돼 화제.

 「흔들리는 무궁화」〈사진〉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시카와 이츠코의 시집은 가깝고도 먼 나라로 알려진 일본이 갖는 폭력성과 살아있는 양심의 소리를 전후 반세기 만에 작품화해 듣는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아무리 풍요롭고 발전된 문명이나 문화속에서도 우리는 항상 크고 작은 폭력의 공포속에 노출되어 있다. 작가는 그런 안과 밖의 폭력이 지니는 의미와 자기반성을 포함한 사죄와 진혼의 진정한 시정신을 보여준다.

 그는 일본 시단에서 새디즘적인 우화성의 시와 전쟁에 의한 인간파괴의 기록성의 시에 무게를 둔 전후시의 한 정형을 이룩한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시집의 역자인 김광림 시인은 「한일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지 모르지만 일제의 과오와 야만성을 뉘우치는 양심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게 좋을 듯 싶어 우리말로 옮기게 됐다」며 「아무리 처절한 상황이라도 신문기사로 읽을 때와 영상으로 대할 때가 다르듯이 이시카와의 시들은 활자화된 영상이나 다름 없다」고 소개 한다. 을파소刊, 141쪽, 값 5천5백원〈이원구기자〉jjlwk@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