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3 남학생들의 흡연율이 41%로 세계 최고일 뿐 아니라 흡연 시작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한마디로 충격이다. 급격한 사회 변화의 와중에서 엄격한 전통적 사회규범이 와해되고 있음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새천년을 이끌어갈 우리의 10대들이 이성을 잃고 담배연기에 함몰되어가는 현상은 정치 경제 보다 더 심각한 문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을까 하고 경악과 참담함을 표하는 이도 적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이같은 일은 엄연히 일어났으며 우리가 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10대들의 사고와 행태는 기성세대와는 큰 간극을 나타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펴낸 「건강 길잡이」 2월호에 따르면 남중생은 91년 3.2%에서 작년 6.2%로, 여중생은 1.2%에서 3.1%로 각각 늘어났다. 남고생의 흡연율(32.6%)은 91년과 별 차이가 없었으나 여고생은 7.5%로 91년(2.4%)의 3.1배나 증가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시기는 고3의 경우 고1~ 중3때가 대부분이었으나 고1은 중3~중2때를 주로 꼽아 흡연시작 연령이 해가 지날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고3 남학생 흡연율 41%는 미국 흑인계(28.2%), 일본(26.2%), 영국 아일랜드계(20.5%), 러시아(19.4%)보다 월등히 높아 세계 1위를 기록하게된 것은 우리자신도 놀랄 수밖에 없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10대들이 위기에 몰려있음을 상기시킨다. 따라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들이 흡연의 해악으로부터 무사히 헤어나고 그 결과로 건강한 인격체로 성숙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흡연은 한 개인에게 폐암 등을 유발케함은 물론 특히 청소년의 건강에 해롭다. 클린턴 대통령이 니코틴을 「의존성 있는 약물」로 지정하는 등 매국에선 담배유해론이 자리잡아 담배피해 구제소송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우리의 경우는 미성년자 들에게 담배판매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시정되지 않고 있다. 그것은 그만큼 10대들의 담배 수요의 저변이 넓다는 것을 말한다. 흡연의 해악에 대한 범국민적 계몽이 줄기차게 전개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