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자의 그림책 읽기
▲'책 읽어주는 할머니' - 김인자 지음·이진희 그림/글로연



할머니라는 존재에 대해 요즘처럼 많은 생각을 할 때도 없었던 것 같네요.
이 책은 마음속에 숨어있던 정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고 가족이 무엇인지 말해주는 아주 좋은 책이예요.
책에서 느껴지는 것들은 읽어보면 알 수가 있듯이 나는 이 책이 얼마나 감성적으로 잘 만들어졌는지 알 수가 있더군요.
손녀가 할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저는 눈물이 나고 할머니가 가족들을 위해서 그림책을 읽어주는 모습 또한 감동이 그려졌답니다.
전화로 할머니께 동화를 이야기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씨는 이 책의 작가가 얼마나 사랑이 많은 사람인지 알 수가 있었지요.

(중략) 현재 우리 할머니는 많이 아프세요. 그래서 지금 병원에 계시지요. 암 4기라는 판정을 받고 고통 속에서 몸부림을 하고 있지만 저희 가족은 그러한 할머니의 고통을 볼 수밖에 없어요. 그저 할머니 곁에서 교대로 병간호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있지요. 저 또한 엄마와 함께 매일 병원에서 할머니의 병간호를 하고 있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울었답니다. (중략)

할머니가 앞으로 한 달 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잘 가시기를 바라는 마음만 들어요. 이 책의 할머니는 아직은 생일상이라고 받고 계시니 너무나 부럽기만 합니다.
앞으로도 작가가 읽어주는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너무나 고운 책을 읽을 수가 있어서 행복했어요.

"엄마, 할머니 무슨 일 있나봐. 전화 안 받으셔"
인터넷에 올라온 '책 읽어주는 할머니' 서평을 읽고 있는데 민정이가 차 키를 내민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다.
"이모할머니 집에 가신 거 아냐?"
태연한척 말은 했지만 내 마음도 불안하다. 차 시동을 거는 손이 자꾸만 떨린다.
'아침 일찍 어딜 가신 거지?'
친정엄마 집으로 가는 내내 휴대전화로 전화를 했다. 역시 받지 않는다.

심계옥
우리 외할머니 이름입니다.
우리 할머니는 시골에 혼자 사십니다.
할머니는 집에 혼자 있는 걸 좋아하십니다.
노인정에도 다니고 다른 할머니들하고 놀러도 다니면 좋겠는
데 할머닌 내 집이 제일 편하다고 하십니다.

"거봐, 괜히 목욕은 가자해가지고. 놀랬냐?"
입안이 바싹 마르도록 속 끓이며 달려가니 엄마는 이모랑 목욕을 다녀오셨단다.
"남의 언니들은 살갑게도 잘해주더만. 성님 더 늙으면 하고 싶어도 못혀요."
칠십 먹은 동생이 팔십 먹은 언니한테 투정이다. 다행이다. 아무 일 없어서.
"맞아, 맞아. 우리 이모 잘 했어. 우리 이모 속 타는데 션하게 사이다 사 드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