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수원시청을 방문한 임창열 경기도지사의 도정시책 설명회 및 도민과의 대화는 과거 보고회의 성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대부분 자신의 치적만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임지사는 이날 『민선시대는 과거 관선시절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일궈낸 도정성과를 조목조목 나열해갔다.

 먼저 동부권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물이용 부담금제를 제정했고 주행세를 일부 지방세로 전환해 4천6백억원 이상 세입증대효과를 거뒀으며 학교용지확보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과밀학급과 2부제 수업을 해소하게 됐다는 치적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도민과의 대화는 알맹이가 하나도 없었다. 대규모 시책사업과 농수산물도매시장 전자경매 확대실시에 도비를 추가지원해 달라는 도민들의 요청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또 수원시 대형 프로젝트 사업에 대한 도비지원 요청을 건의하자 임지사는 뜬금없이 최근 수원시의료원의 민간위탁이 「공익성을 포기한 돈벌이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난여론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했다.

 수원시 숙원사업인 시외버스터미널 이전사업에 대해서도 『예정부지는 터미널부지로 그대로 두고 상업용 빌딩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는 못했다.

 이와 함께 임지사는 최근 서울대 농생명과학대의 관악캠퍼스 이전결정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현하고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 두겠다』며 뒷북을 쳤다.

 이처럼 이날 행사의 대부분을 지난해 도정시책 주요성과에 대해 열거하고 정작 필요한 도민과의 대화에서는 몇 사람으로부터만 질의를 받고 간단히 답한 뒤 황급히 시청을 빠져 나가 참석자들을 씁쓸하게 했다.

〈변승희기자〉shbyun@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