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의 간은 이제 그만 
벼룩의 간은 이제 그만 
  • 승인 200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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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집을 비웠는데 누군가 출입문을 부수고 들어와 아이들이 모은 돼지저금통을 훔쳐갔어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작은 다세대주택은 그야말로 쪽방, 서민들의 보금자리 그 자체였다.

하루 벌어 근근이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도 선생'은 어김없이 내방한 것이다.

주인 몰래 들어왔더라도 가져갈 물건, 값 나가는 것이 아니라면 그냥 두고 나가면 될 일이지, 코 묻은 손으로 아끼고 아껴 모은 어린이들의 희망과 기대를 담은 돼지저금통을 통째로 훔쳐가다니 정말 벼룩의 간을 빼 먹은 나쁜 사람이다.

물론 도 선생들의 일부는 가출 비행청소년이 한몫을 하지만 대다수는 전문적으로 빈집을 노리고 닫힌 출입문을 부수거나 뜯은 뒤 현금, 귀금속, 고가의 전자제품 등을 훔쳐간다.

고조선 8조 금법은 '남의 물건을 훔친 자는 노비로 삼고, 스스로 재물을 내고 죄를 면하려는 자는 1인당 50만 전을 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그만큼 자신의 형편이 어려우면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게 오랜 세월 인지상정처럼 돼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안쓰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범죄이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용납되지 않는 것이기에 처벌을 하는 것이다.

요즘 경찰이 서민 보호를 위해 내놓은 갖가지 대책 중 하나는, 서민이 많이 살고 범죄 발생이 많은 지역에 우선적으로 경찰력을 투입해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치안강화구역'을 설정·운영하는 것이다.

도 선생이 염려되는 주택이나 상가에서 고가의 무인경비시스템을 도입하기 어려운 곳은 가까운 지구대에 도움을 청하면 창문형 도난방지기를 설치해 주는 서비스도 해주고 있다. 도 선생이 사라지는 그 날까지 국민 곁엔 언제나 파순꾼, 경찰이 함께할 것이다.

/고영민 인천부평경찰서 철마지구대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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