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마다 구매형태 다른 양상 소비성향 따른 판매전략 필요
혹자는 말한다.

'중국인들은 애국심이 없어!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차만 봐도 제 나라 차보다 외국 차들이 훨씬 많잖아.'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완전히 틀리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아직 외국기업과 동등한 수준의 승용차를 양산해 낼 만큼의 기술력이 없다.
값이 싼데도 중국인들이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지 않는 것은 자체 브랜드를 양산한지 이제 10년에 불과할 만큼 일천한 시간과 기술과 안전성 수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과 평가가 근저에 있는 것이다.
이를 애국심이 부족해서라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국산차 점유율이 수입차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이 꼭 애국심의 발로라는 게 틀린 말인 것처럼 말이다.

중국의 6대 소비계층

몇해 전 프랑스 BNP파리바그룹에서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소비 구조는 크게 여섯 단계로 구분돼 있다.

인구의 1.6%인 최상위 계층인 럭셔리 소비자의 경우 세계 최고를 지향하며 자국 브랜드보다는 외국 브랜드 구매를 주로 한다.

반면 12.3%쯤 되는 브랜드 소비자나 18.7%를 차지하는 브랜드·품질 소비자의 경우엔 비교적 유명한 로컬기업의 브랜드나 혹은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외국산 브랜드를 구매한다.

그리고 약 20%에 해당하는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와, 31%를 차지하는 주요 소비자들은 할인마트나 재래시장에서 대부분 국내 로컬 브랜드나 이름은 없지만 성능이 괜찮은 저가제품을 구매하는 실속구매 계층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도시 극빈층이나 일반 농촌 소비자에 해당하는 생계형 소비자는 대부분 재래시장에서 질보다 가격에 우선순위를 두는 소비를 한다.

물론 이 보고가 절대적인 건 아니고, 문화적으로나 세대적으로도 구분할 수도 있다.
어쨌든 최소한 중국시장 공략에 발을 딛었다면 내가 어떤 계층을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세울 것인지는 설정해야 할 과제다.

중국인들은 밥만 먹고사는 사람들이 아니다

남방은 쌀이 주식이지만 북방은 면을 주로 먹고, 초원사람들은 주로 육식을 한다.
소비행태도 마찬가지다.

위의 자동차 구매의 예에서 보듯 자동차를 살 때 디자인이나 성능을 보는 우리의 기준이 중국에서 똑같이 통할 거라고 보면 오산이다.

그들만의 구매기준이 분명히 있다.
따라서 어떤 상품으로 중국시장에 뛰어들건 항상 세밀한 선행조사로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고 판매 전략을 세워야만 할 것이다.


/글=박정동 소장 박재정 연구원
인천대학교 중국학연구소 (www.uic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