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총리지명자는 11일 낮 자민련 마포당사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총리지명 소감과 포부 등에 대해 밝혔다.

 그는 『정치의 비근대적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정치를 근대화시키려고 노력했으나 저항세력의 벽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정치개혁을 추진하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에 앞서 박 지명자는 이한동의원을 자민련 총재권한대행 겸 수석부총재로 지명하기 위해 열린 임시당무회의에서 당무위원들의 축하를 받은뒤 자민련총재직을 떠나 총리로 옮겨가는 소회를 밝혔다.

 박 지명자는 이 자리에서도 『지난 2년간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면서 경제분야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구조개혁을 했는데 정치만 소외됐다는 인상을 강하게 남기고 떠나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종필 명예총재가 직접 돌아와 지휘할 것이고 보수세력의 대표적인 인물인 이한동 의원이 합류하게 돼 우리당은 희망적』이라며 『4월 총선에서 필승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지명자와의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경제총리」가 될 것으로 보는데 어떤 총리로 불리기를 원하나.

 ▲「평범한 총리」로 불리기를 바란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존경하는 재상으로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까지 두차례 영국의 총리를 맡았던 소(小) 피트를 꼽았는데 그 이유는.

 ▲그 분은 재정개혁을 비롯한 여러가지 개혁을 한 분이다. 영국 근대정치의 초석을 깐 분이기도 하다.

 -앞으로 총리로서 어떤 분야에 역점을 둘 계획인가.

 ▲우선 김대중대통령을 잘 보좌해야 한다. IMF(국제통화기금) 사태에 부딪히다 보니 생기는 문제가 많다. 빈부격차도 해소해야 하고, 실업자 문제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어렵게 살고 있는 분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

 우리나라는 원래 제조업으로 살아온 나라다. 제조업이 구조조정을 잘 해 세계정상에 서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초 위에서 21세기 산업인 정보통신, 문화, 지식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포철신화」의 주인공에서 정당 총재로, 또 이제는 총리까지 맡게됐다. 인생의 기억에 남는 3가지 장면을 꼽아달라.

 ▲국가가 백척간두에 섰을때 장교로서 전선에 나가 싸웠다. 또 국가가 폐허가 돼 5천년 가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기아선상에 있을때는 경제일선에서 투쟁했다.

그리고 정치의 비근대적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정치근대화를 시키려고 노력했는데 저항세력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떠나게 됐다. 〈연합〉